
뼈(骨) 들어간 표현 많아
극단적·절박한 상황 빗대
다른 사람에게 입은 은덕(恩德)이 뼈에 아로새겨져 잊지 않는 것을 각골난망(刻骨難忘)이라 하고, 이는 죽어 백골이 돼도 그 은정(恩情)을 잊을 수 없다는 뜻의 백골난망(白骨難忘)과 비슷한 말이다. 아무튼 남에게 입은 은혜로운 덕을 저버리고 배신하는 배은망덕(背恩忘德)은 엄두도 내지 말지어다.
한자로 골(骨)자는 소의 어깨뼈를 본떠 그린 글자라는데 뼈의 한 가운데에는 골수(骨髓)가 들었으며 “뼈(골수)에 사무친다(맺힌다)”란 원한(怨恨)이나 절통(切痛) 따위가 뼛속에 파고들 정도로 깊고 강해 잊지 못하고, 마음속 깊이 응어리져 있다는 뜻이다.
또 각골통한(刻骨痛恨)이란 뼈에 사무치도록 마음속 깊이 맺힌 원통함을 이르고, 각골명심(刻骨銘心)이란 뼈에 새기고 마음에 새겨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며, 분골쇄신(粉骨碎身)은 뼈를 가루 내고 몸을 바수어 으스러지게 노력하는 것을 뜻한다. 이렇듯 극단의 고통, 견디기 힘든 절박한 상황, 잊을 수 없는 은혜들을 표현할 때 뼈가 자주 등장한다.
“뼈(가) 빠지게(휘도록/녹도록)”란 오랫동안 육체적 쓰라림을 견뎌내면서 힘겨운 일을 치러 나가는 것을, “뼈도 못 추리다(찾는다)”는 죽은 뒤에 추릴 뼈조차 없을 만큼 적수(敵手)가 안 돼 손실만 보고 전혀 남는 것이 없음을, “뼈만 남다(앙상하다)”란 못 먹거나 심하게 앓거나 해 지나치게 여윔을, “안 되는(어지간히 복이 없는 헐복한) 놈은 두부에도 뼈라”란 “계란에도 뼈가 있다”와 같이 늘 일이 잘 안되던 사람이 모처럼 좋은 기회를 만났건만 그 일마저 역시 잘 안 됨을, “두부살(바늘뼈)에 바늘뼈(두부살)”란 바늘처럼 가는 뼈에 두부같이 힘없는 살로 몸이 아주 연약한 약골(弱骨)인 사람을, “뼈 있는 소리(농담)”란 말의 내용에 심각한 악의가 오롯이 담겨 있음을 빗댄 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