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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학수고대(鶴首苦待)

'학수고대(鶴首苦待)'는 학처럼 머리를 빼고 안타깝게 기다리는 모습을 일컫는 단어로 어떤 것을 간절하게 기다릴 때를 뜻하는 사자성어다. 또 영월 상동읍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이기도 하다. ▼상동읍은 1916년 개광한 상동광산이 성업했던 1970년대 인구수가 3만명에 달했다. 1950~1970년대 대한민국 총수출의 60% 이상, 전 세계 텅스텐 생산의 20%를 점유하며 지역 성장을 뒷받침했다. 심지어 광산 주변의 강아지들도 만원권 지폐를 물고 다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후 1993년 중국의 시장 개방 및 광물 가격 덤핑으로 1994년 광산이 휴광하며 인구도 급격히 줄어 지금은 1,000여명에 불과하다. 5년 전인 2016년 1,161명보다 정확하게 99명이 감소했다. 하지만 상동읍 주민들은 조선 선조 때 강원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철이 꼴두바위를 보며 “먼 훗날 이곳에 수만명의 사람이 모여 살며 이 바위를 우러러볼 것”이라는 예언을 굳게 믿고 있다. 다행히 최근 상동에 주민들의 소망대로 새로운 희망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주)알몬티대한중석은 5,800만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텅스텐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월 상동광산의 개발을 위해 지난달 28일 광산에서 텅스텐 광산 개발프로젝트 착공식을 개최했다. 개발업체는 직접고용 220개와 간접고용 900개 등 총 1,100개 이상의 고용 창출과 연간 600만~900만 US 달러의 세금 등을 예상하며 지역경기의 붐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월 에코윈드(주)와 구래주민 풍력(주)도 상동에 사업비 1,198억원이 투입되는 설비용량 46.2㎿(11기) 규모의 풍력발전단지 조성에 착수했다. 에코윈드(주) 또한 건설 등 1,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를 예상하며 유입 인구 증가에 따른 지역상권 활성화를 자신하고 있다. ▼예전의 명성을 학수고대하는 주민들의 염원과 정철의 예언, 개발업체들의 지역 상생 정신이 모여 다시 한번 상동의 중흥기를 이뤄내기를 기대해 본다.

오윤석부장·papersuk1@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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