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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신앙훈련이라며 인분 먹인 교회, 신도들이 폭로

교회 측 사과문 발표

◇사진=연합뉴스

신앙훈련이라는 명목으로 교회 임원들로부터 인분(人糞)을 먹으라고 강요받거나 채찍질을 당하는 등 엽기적인 가혹행위를 당한 빛과진리교회 전 신도들이 해당 교회를 고발하기에 나섰다.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와 빛과진리교회 전 신도 20명은 5일 서울 모처에서 해당 교회의 실태를 고발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도들은 "이 교회는 비상식적이고 가학적인 훈련을 통해 신도들을 길들이고 착취해왔다"며 "일종의 그루밍 범죄를 저질러온 김명진 담임목사를 법적으로 처벌하고 교회도 강제 해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퇴한 신도들은 교회에 있을 때 신앙훈련을 명분으로 인분 먹기, 공동묘지에서 서로 채찍질하기, 찜질방 불가마 들어가서 1시간 이상 견디기 등 엽기적인 훈련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한 신도는 "교회 모임을 주도하는 '리더'가 인분을 먹으라고 지시했다"며 "먹기 싫었지만 리더의 말을 거역할 수 없어 인분을 먹는 영상을 찍어 보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신도는 "교인 4명이 함께 공동묘지로 가서 차량 트렁크에 1시간 동안 갇혀 있었다. 그 후에는 상의를 탈의한 채 나무에 매달려 각자 허리띠로 13대씩 맞았다"고 증언했다.

신도들은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입은 사례도 여러 있다고 전했다. 한 신도는 "대중매체를 접하기 전에도 리더의 허락을 받아야하며 리더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면 훈계를 위한 모임에 보내져 폭언을 들어야 했다"며 "이런 방식으로 정신적 세뇌를 당했다"고 말했다.

이 교회의 또 다른 신도는 "100도가 넘는 찜질방 불가마에서 1시간 동안 견디는 훈련을 하다가 전신 화상을 입은 적도 있고 어떤 신도는 잠 안 자고 버티는 훈련 중 뇌출혈로 쓰러져 1급 장애 판정을 받기도 했다"고 털어 놓았다.

이외에도 신도들과 평화나무는 담임목사인 김명진 목사가 헌금을 이용해 개인 명의로 부동산을 취득하거나 비인가 대안학교를 불법으로 운영하는 등의 추가 의혹들을 제기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빛과진리교회 측은 입장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교회 측은 "같은 비전을 가지고 함께 기도하고 믿음의 공동체를 위해 땀 흘렸던 여러분의 절규에 가슴이 먹먹하다"며 "여러분들의 아픔에 더 귀 기울이고 실제적인 도움을 주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기사를 접한 성도들도 함께 슬퍼하고 있다"며 "숨쉬기조차 힘들지만 교회는 지금의 상황을 통해 성경적인 사랑을 되돌아 보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교회 측은 또 "믿음의 자녀들이 서로 의견이 달라 법정에 서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부득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진실을 밝히고 상황을 속히 해결하여 보다 건강한 교회를 회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태영 기자·하다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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