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내 유일 단편영화관 폐관
2년8개월간 300여편 상영
관객 감소로 아쉬운 작별 고해
“독립영화 발전 가능성 보여줘”
도내 유일한 단편영화 상영관인 '일시정지시네마(대표:유재균)'가 지난 17일 아쉬움 속에 문을 닫았다.
2016년 5월 문을 열어 그동안 독립 장·단편영화 300여편을 상영했지만 18석이라는 적은 객석 수, 독립예술 영화를 찾는 관객 감소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폐관을 선언했다. 폐관 전 마지막으로 상영된 영화는 박배일 감독의 '라스트 씬'이었다.
폐관 행사에는 그간 영화관에서 일했던 직원들, 관객들, 서울지역 단편영화관 대표들을 비롯한 영화계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해 아쉬움을 나눴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일시정지시네마'가 지역에서 관객들이 보기 힘든 단편·독립예술 영화를 상영해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줬다며 지난 2년8개월간 운영해 온 가치를 인정했다.
이날 유재균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김성태 강원영상위원회 사무국장은 “일시정지시네마의 폐관이 가슴아프다”며 “독립예술영화관은 다양성과 예술의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지만 개인이 운영하며 도민들의 관심을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일시정지시네마가 독립예술영화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이제는 공공 영역에서 독립예술영화 전용극장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시정지시네마는 영화가 끝나면 감독과 또는 관객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었으며 지친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는 따뜻한 공간이기도 했다. 한 문화예술인은 “춘천이 영화특별시 조성을 추진한다고 밝힌 만큼 독립예술영화관이 있어야 문화의 다양성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균 대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와준 분들이 많았는데 늘 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 같아 미안했다”고 눈물지으면서도 “공간은 사라지지만 앞으로도 춘천을 비롯해 도내 문화공간을 찾아다니며 상영회를 이어 나가겠다”고 독립예술영화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