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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新팔도유람]맛이 살아있네! 부산만의 별미

꼭 가봐야 할 맛집 8選

2015년은 유독 셰프와 맛집이 주목받은 한 해였다. 얼마 남지 않은 한 해의 마무리를 좋은 사람, 좋은 음식과 함께하면 어떨까. 올해 부산일보 맛면에 소개되었던 음식점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8곳을 뽑았다.

17가지 약초 들어간 상계탕 일품

# 아홉산

철마의 '아홉산'은 꾸지뽕나무가 들어간 상계탕(桑鷄湯)을 대표 메뉴로 내세운다. 뽕나뭇과의 꾸지뽕나무는 항암 효과도 있단다. 상계탕에서는 약초 냄새가 은은하다. 상황버섯, 겨우살이 등 약초가 17종이나 들어간 덕분이다. 속에는 현미, 율무 등 오곡밥이 예쁘게 자리 잡았다.

고향 집에 온 느낌이 나는 평범한 듯한 반찬도 좋다. 그래서 상계탕 한 그릇이면 행복해진다. 돌솥밥의 밥은 감탄할만하다. 밥알이 하나하나 살아나 씹는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반찬 없이 밥만 먹어도 고맙다. 유자향이 나는 샐러드를 비롯해 방아무침 같은 반찬도 괜찮다. 직접 만들었다는 대형 부뚜막을 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돌솥밥 8,000원, 꾸지뽕 상계탕 1만2,000원, 전복 상계탕 1만5,000원, 오리 3만5,000~4만원. 영업시간 11:00~20:00. 수요일 휴무. 부산 기장군 철마면 장전리 299-3. (051)722-4592.

활어회+족발 깜짝 놀랄 환상 궁합

# 회랑족발

이 조합은 뭐지? 부산 사상구 모라동에 가면 활어회와 족발을 함께 선보이는 '회랑족발'이 있다. 생선회 전용 간장에 생고추냉이까지 나온다. 계란말이는 큼직하고, 오뎅탕에는 오뎅어묵이 수북하다. 초밥용 밥 위에 생고추냉이까지 얹어 나왔다. '셀프 초밥'을 만들어 입에 넣었더니 그 또한 별미다. 술 한잔하기에 이만한 가게가 없다. 이 구성의 회랑족발 메뉴가 2만원도 안 한다. 이 가게에는 화학조미료와 족발에 캐러멜 색소가 없다고 써 붙였다. 단골의 낙서가 재밌다. “이런 맛을 이런 가격에 내놓다니 이것은 장사가 아니라 복지 차원이라고 봐야겠다”라고. 회랑족발(활어회+족발) 1만8,000원, 2만8,000원. 모둠회 1만5,000~2만5,000원, 왕족발 1만 5,000~2만원. 영업시간 14:00~24:00. 첫째·셋째 주 일요일 휴무. 부산 사상구 모라1동 1353-1. 모라중학교 정문 건너편 골목 안. (051)324-6333.

꽃게·가리비·새우 … 9가지 해물 가득

# 해물왕창칼국수

상호와 같은 이름의 해물왕창칼국수에는 꽃게, 가리비, 새우, 바지락, 홍합, 통오징어까지 해물이 9가지나 들었다. 이거 하나로 식사와 술안주가 해결된다. 해물이 우러난 육수에서는 진한 감칠맛이 요동친다. 먼저 보리밥을 새콤한 열무김치와 된장에 비벼 입맛을 돋우고 시작한다. 자가제면한 생면 칼국수의 넓적한 면은 한참 있어도 쫄깃하다. 진주식 육전 밀면은 진주냉면과 부산 밀면의 만남이다. 한약재로 육수를 낸 밀면에 고소한 소고기 우둔살 육전이 듬뿍 들어가 섭섭해할 틈이 없다. 해물왕창칼국수에 넣고 남은 오징어 다리 등은 해물왕창파전에도 왕창 넣는단다. 점수를 왕창 주고 싶은 곳이다. 해물왕창칼국수 8,000원(2인분부터), 해물파전 8,000원, 소고기 육전 밀면 5,000원, 수제왕만두 4,000원. 영업시간 11:00~21:30. 부산 사상구 사상로 316. 도시철도 덕포역 2번 출구. (051)939-2579.

釜山에서 만나는 강원도 정선의 味

# 정선곤드레

제대로 된 곤드레밥 한번 먹자고 강원도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부산 남구 용호동에 있는 '정선 곤드레'로 가면 된다. 강원도가 고향인 김정옥 대표가 강원도에서 직거래로 곤드레나물을 구해 온다. 이렇게 재료를 구하는 것에서부터 정성을 들이니 맛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 들기름에 볶아 고소한 향이 일품인 곤드레밥이 나온다. 곤드레나물 사이로 밥알이 살짝만 보인다. 밥보다 나물이 훨씬 많다는 이야기다. 함께 나온 된장국은 진한 멸치 맛국물에 청양고추를 넣고 끓여 구수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하다.

반찬 가짓수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곤드레밥과 잘 어울리는 것들이다. 양배추 김치도 맛보지 않으면 후회한다. 곤드레밥 6,000원, 두부김치 1만원, 두루치기 1만원. 영업시간 12:00~21:00. 일요일 휴무. 부산 남구 용호로178번길 7. (051)624-9278.

부산여행서 빠질 수 없는 돼지국밥

# 재기국밥

부산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메뉴가 있으니 바로 돼지국밥이다. 맛있는 돼지국밥과 순대가 먹고 싶다면 영도에 위치한 재기국밥에 가보면 되겠다. 국밥을 주문하면 어떤 부위를 넣어줄까 물어본다. 모두 맛보고 싶다면 “다 넣어 주세요”라고 하면 된다. 여기 돼지국밥은 맑은 육수를 사용한다. 잡내 없이 고소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순대에는 피가 많이 들어 다른 곳보다 색이 진하다. 매일 아침 돼지 창자에 당면과 찹쌀을 넣어서 직접 만든단다. 제대로 만든 순대였다.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든 '애기집'도 있다. 부위별로 맛이 다르니 하나하나 맛보는 재미가 있다. 같이 나온 부추 무침과 새우젓을 찍으면 어우러져 더 고소하다. 돼지국밥 6,000원, 돼지 우동 5,000원, 순대 5,000원. 영업시간 08:00~23:30. 둘째·넷째 주 일요일 휴무. 부산 영도구 절영로49번길 25(영도 남항시장 내). (051)418-0526.

24년 전 그대로 … 추억의 돈가스

# 스완양분식

24년째 매축지를 지키고 있는, 매축지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이 '스완양분식'이다. 예전에는 돈가스를 시키면 어디서든 수프가 나왔는데 언제부터인가 이 전통이 사라지고 말았다. 여기선 돈가스를 시키면 당연하게도 수프가 나온다. 반갑다 수프! 스완양분식은 수프, 소스, 드레싱까지 모두 직접 만든다. 돈가스의 고기는 둥글넓적하다. 전용 망치로 등심을 일일이 두들겨 펴서 만든 것이다. 이 추억의 돈가스를 맛보면 다들 입이 귀에 걸리고 만다. 오므라이스도 진짜 맛있다. 오므라이스가 처음 탄생했다는 일본 오사카의 오므라이스집에 갔을 때도 여기 생각이 났다.

가게도 매축지답지 않게(?) 깔끔하다. 돈가스·오므라이스·김치볶음밥·오징어덮밥 5,000원, 함박스테이크·비후가스 6,000원.

영업시간 11:00~20:00(브레이크 타임 15:00~17:00). 일요일 휴무. 부산 동구 범일동 252-1637.

(051) 634-2846.

여름엔 꼭 먹어야 하는 가자미 물회

# 대우회센터

여름이 되면 꼭 한 번은 가야 하는 집이 있다. 가자미물회로 이름이 나 있는 '대우회센터'의 이야기다.

가자미물회에는 채 썬 배추와 배, 당근, 그리고 참가자미회가 수북이 담겨 나온다. 고추장과 식초를 넣고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비비는 것이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회가 다 비벼지면 채소에 올려서 쌈을 싸 먹으면 된다. 가자미회 자체가 부드러워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비빈 회를 반 정도 먹다가 육수를 부어서 말아 먹으면 된다.

육수는 대추, 감초, 칡 등 20가지가 넘는 약재를 넣어서 사흘을 달였다. 정성으로 만든 물회 한 그릇을 먹고 나면 보약을 먹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겨울철에는 붕장어탕과 돌가자미회가 인기다. 물회 1만3,000원, 붕장어탕 1만5,000원. 영업시간 09:00~23:00. 둘째·넷째 주 일요일 휴무. 부산 영도구 태종로95번길 41. (051)412-6336.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자연산 장어

# 범일동 원조 자연산 장어구이

'범일동 원조 자연산 장어구이'에는 맛있는 장어가 떨어지는 날이 없다.

장어 잡는 배를 하는 지인이 가장 먼저 챙겨 주기에 그렇다. 장어구이를 시키면 부추·쑥갓 등 채소가 가득 차려지고, 겉절이와 생강·마늘 등 간단한 밑반찬이 깔린다. 채소 겉절이가 나왔을 때 초장 같은 소스를 뿌린다. 구워진 장어에도 그 소스를 묻혀 다시 살짝 구워 준다. 그러면 장어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 버린다. 이 비법소스가 맛의 비밀인 모양이다.

장어구이를 먹고 나서 밥을 시키자 장어 국과 김치가 나온다. 들깻가루가 듬뿍 들어간 국에 밥 한 그릇 말아서 김치와 함께 먹으니 개운하다. 자연산 장어구이 1㎏ 3만5,000원. 공깃밥 1,000원. 영업시간 12:00~22:00. 부산 동구 자성공원로3번길 23-3(금호웨딩홀 맞은편 골목 안). (051)635-6503.

부산일보=박종호·박나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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