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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때이른 더위에 수족구병 유행

전염력 강해 어린이집 비상

지난달 중순 환자 1천명당 1.4%

지난주에는 7.4%까지 급증

열나고 쌀알 크기 수포성 발진

신생아 경우 심하면 사망까지

손씻기 등 감염 각별히 주의

때 이른 더위 탓에 여름철 주로 유행하는 유아 감염병인 수족구병이 돌고 있다.

김모(34·춘천시 동면)씨는 최근 2살 난 딸이 38도를 넘는 고열과 함께 목과 입, 손 등을 만지며 심하게 울자 병원을 찾았다. 감기약을 처방받았지만 약은 전혀 듣질 않았고 3~4일이 지나자 딸의 입안과 혀가 헐어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손과 발에 물집까지 잡히기 시작했다.

다시 찾은 병원에서 수족구병 진단을 받았고 김씨는 전염성이 강하다는 의사의 말에 아이를 일주일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돌보며 간호해야 했다. 김씨는 “아이가 잠도 못자고 아무 것도 먹지 못해 체중이 급격하게 빠지는 등 아이는 물론 온 가족이 고통스러운 병”이라며 “어린이집에 다니는 다른 아이들도 수족구병에 걸렸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만해도 외래환자 1,000명당 1.4% 정도에 불과했던 도내 수족구병 환자분율은 5월 둘째주엔 7.4%까지 급증했다. 지난 주엔 5.8%로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여전히 여름유행철 평균 유행수준인 4%대를 넘어서고 있으며 전남 경북 부산 등과 함께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수족구병은 2009년부터 환자가 크게 늘기 시작해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됐으며 현재 도내를 비롯해 전국 395곳의 의료기관에서 환자 발생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

높은 온도에서 활동하는 콕사키바이러스A16 또는 엔테로바이러스 71이라는 장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며 여름과 가을철 영·유아들 사이에서 유행한다. 증세는 열과 함께 혀, 잇몸, 뺨의 안쪽 점막과 손, 발 등에 빨간 띠가 둘러진 쌀알 크기의 수포성 발진(물집)이 생긴다.

대부분 10일 정도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끝나지만 무균성수막염이나 뇌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면 신생아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수족구병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대변 또는 호흡기 분비물(침, 가래, 코)을 통해서 전염되며 발병 1주일간 가장 전염력이 강하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예방을 위해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출산 직후의 산모와 신생아실, 산후조리원, 어린이집 등의 근무자들은 감염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최기영기자 answer07@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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