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박정하 "강원에도 '수도권 바람' ···강원도정·시정 제대로 점검 안하면 지선도 녹록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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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강원도 당선자에게 듣는다]
"앞으로는 강원 전역의 도심지역이 수도권 민심 영향권
지금부터 지역발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물들 발굴해야"
"강원 시·군 대부분 우리가 다수당· 지역별 수성 위해 필요"
"강원도 역시 구호만 외치지 말고 열매 맺을 방법 고민해야"
"GTX사업과 원주의 정치적 위상 향상에 나름대로 역할"

국민의힘 박정하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강원일보 신형철 정치경제담당 부국장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박승선기자

"원주는 경기 남부지역과 비슷한 수준의 '바람'이 불었어요. 이제 앞으로 강원도 전역의 도심지역은 모두 수도권의 영향을 받는다고 봐야합니다. 강원도정과 시정을 제대로 돌아보지 않으면 앞으로 2년 뒤 있을 지방선거도 녹록치 않을 겁니다"

4·10총선의 최대 접전지이자 승부처는 원주였다. 그 중에서도 원주갑은 선거기간 내내 피말리는 초박빙의 지지율 싸움이 이어졌다. 최후의 승자는 국민의힘 박정하 당선자다. 치열했던 승부의 후유증 탓일까. 박 당선자는 여전히 '선거 모드'로 지역구를 누비고 있다. 한 명의 주민이라도 더 만나고, 더 듣기 위해서다.

재선에 성공한 박 당선자를 원주 갑 지역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 치열한 승부였던 것 같다

"밖에서 보기엔 그럴 수 있는데 사실 현장에선 느낌이 좋았다. 저도 2020년에 지는 선거를 해보지 않았나. 2022년 6월 보궐선거 때보다 오히려 분위기가 좋았다. 그래서 내 페이스대로 했다.

어찌보면 후보의 착각일 수도 있다. 대결 구도가 3파전이나 4파전 구도라면 모르겠지만 2파전이니 적어도 절반 가량은 나에게 호감이 있는 것 아닌가.

다만 선거 당일 출구조사를 보고 좀 놀랐다. 피말리는 개표였다. 그날 밤이 가장 길고 힘들었다"

■ 2년여만의 '리턴매치'였는데

"2022년 6월 재·보궐선거와 이번 4·10총선 모두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건 저나 경쟁후보나 마찬가지였을 거라고 본다. 2년전 재·보궐선거 때는 대선 직후였기 때문에 '새롭게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과 같이 하는 선거였고, 이번엔 '중간 평가를 받게 된 윤석열 대통령'과 같이 한 선거였다. 차이는 분명하지 않나. 2년전엔 정부·여당에 대한 기대감이 컸고, 이번엔 평가의 성격이 짙었다.

그래서 평가에 대한 모든 짊을 후보가 온전히 짊어져야 했다. 사실 2월말, 3월초만 해도 전체적인 총선 승리를 기대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바람이 셌다"

■ '수도권 바람'의 영향력은 얼마나 됐다고 보나

"원주와 춘천은 물론이고, 의외로 강릉까지 수도권 민심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앞으로는 강원 전역의 모든 도심지역은 수도권의 영향을 받는다고 봐야 한다. 이미 10여년전부터 나타났던 현상이다.

원주의 경우 경기 남부권 정도의 체감이다. 강원도가 보수색이 짙다고 하지만 앞으로 우리당 입장에서는 그리 좋은 지역이 아닐 수도 있는거다"

■ 목표했던 강원 전석 석권은 실패했다. 강원도당위원장으로서 강원 민심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결과적으로는 선방이다. 다만 원주와 춘천은 도심화가 많이 진행된 곳이라 수도권과 비슷하다고 봐야 한다. 각 후보의 역량보다는 당 대 당 싸움의 성격이 짙었다. 현재 국민의힘이 갖고 있는 부족함에 더해 대통령에 대한 서운함들이 섞여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 지방선거도 당장 2년 뒤에 실시된다.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총선과 달리 지방선거는 각 후보의 역량이 좀 더 드러나는 측면이 있다. 우리당이 이번 총선에서는 참패했지만 지방선거에서는 지역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물들을 내세워야 승리할 수 있지 않겠나.

정치권의 일상적인 혼탁한 기운들, 지방의원들은 하는일 없이 공무원들에게 갑질이나 한다는 이런 부정적 인식들을 빨리 깨야 한다. 정말 우리 동네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실제 그런 사람들을 우리가 발굴해야 한다.

강원 시·군 대부분 우리가 다수당이다. 지역별 수성을 위해서라도 이런 작업이 필요하다"

■ 구체적으로 예를 든다면

"올 들어 원주시 인구가 줄고 있다. 강원 최대 경제도시인 원주의 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은 강원도 전체가 소멸 지역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강원특별자치도를 한 것 아닌가. 그런데 과연 도에서 얼마나 그 정신에 맞게 추진하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로만 강원특별자치도를 외치고, 강원도민들의 열망을 모아 정치권이 한마음으로 간다는 이런 막연한 구호는 잘못됐다고 본다. 실제로 무엇을 받아내고, 어떻게 열매를 맺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하는데 말로만 같이 하자고 하는건 다음 세대에 죄를 짓는거다. 강원특별자치도,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기왕이면 잘 활용해야 하지 않나.

강원도 뿐 아니라 각 시·군 모두 마찬가지다. 과연 주민들이 기대한만큼 도정과 시정, 군정이 가고 있는지 돌아보지 않으면 2년 후 지방선거도 녹록치 않다. 점검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 박정하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가 강원일보 신형철 정치경제담당 부국장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박승선기자

■ 앞으로 강원도는 어떤 비전을 가져야 하나

"늘상 강조해온 관광만 갖고는 안된다. 정말 독보적으로 강원도만이 먹고 살 수 있는 성장동력을 찾아내고, 만들어나가야 한다. 도에서도 열심히는 하는데 지금보다 더 집중하고, 더 총의를 모아야 한다.

지금은 국가주도의 성장이 가능한 시대가 아니지만 지자체로 가면 사정이 또 다르다. 강원도나 원주시 같은 도정·시정은 아직도 역량만 모은다면 과거 산업화시절의 관 주도 성장이 가능한 환경이라고 본다. 정말 옳은 생각과 헌신한다는 의지,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소명을 찾기 위해 모든 공직자들이 노력해야 한다.

정부가 요즘 지역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정책들을 많이 추진하는데 떨어질때만 기다리지 말고, 먼저 만들어내고 인적 네트워크 키워야 한다"

■ 21대 국회에서는 국토위에서 활동했다. 22대 국회에서의 계획은

"보궐선거로 들어왔기 때문에 국토위 활동을 하긴 했지만 온전히 4년 동안 있지 못했다. 국토위에서 계속 머물며 지역 현안을 챙겨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청와대 경험이 있으니 겸임 상임위인 운영위도 해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 2년의 짧은 임기였지만 21대 국회에서 이룬 성과를 꼽는다면

"원주가 강원도에서 가장 인구도 많고 유일한 단독 분구지역인데 그동안 영동지역이나 춘천 등에 비해 정치력 영향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그래도 당 수석대변인 등으로 활동하다 보니 중앙 정치무대에 원주라는 지역을 각인시키는데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정책적으로는 GTX사업을 꼽고 싶다. 춘천은 이미 GTX-B노선을 놓고 강원도와 춘천시 등과 함께 열정을 갖고 노력했지만 원주는 크게 기대를 못했고, 잘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마침 제가 국토위 소속이었고, 저와 가까운 원희룡 장관, 용산 인맥 등을 활용해 GTX-D 사업을 여기까지 끌고 온거다. 2035년도에 개통된다면 원주가 얼마나 바뀔지 모른다. 원주 발전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고 생각한다"

■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보다는 '이런 정치는 안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정치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연명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지 않다. 또 구걸하는 선거 안하고 싶다. 정치는 내가 평소에 했던 일, 나에 대한 기대감과 정치적 자산에 대해 제대로 평가를 받고, 기회가 주어지면 하는 것이다. 나에 대한 쓰임이 전혀 없는데 국회의원 더 해보겠다고 하는건 맞지 않다. 쓰임이 있고, 그 쓰임을 옳게 할 수 있는 그때까지만 할거다"

■ 원주시민에게 한마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시민들과 어우러져 고마움을 얘기하면서 보답을 할수 있는 방법을 하나하나 잘 찾아보겠다. 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찾아가 정말로 어떻게 도움을 드릴 수 있는지, 민생이 왜 어려운지 답을 찾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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