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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복구 현장마다 나타난 군 장병들
강원도내 육군 장병들이 최근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 복구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8군단과 36사단 장병 140여명은 지난 17일 각각 강릉 주문진읍 장덕리와 원주시 부론면·소초면 수해 피해 농가를 방문, 농수로...
자랑스러운 강원여성상에 남궁현 강원일보 강원연감 주간
자랑스러운 강원여성상 수상자에 남궁현(56) 강원일보 강원연감 주간이 선정됐다. 강원도는 지난 17일 심사위원회를 열고 '제22회 자랑스러운 강원여성상'에 남궁현 주간을, '제24회 강원도 평등문화상'에 속초 ...
강릉출신 진우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당선인’ 자격 갖춰
대한불교조계종 37대 총무원장선거에 단독 입후보 한 강릉출신 진우스님이 자격 심사를 통과하면서 ‘당선인’ 자격을 갖추게 됐다.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6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
동해시 첫 ‘부부 아너 소사이어티’ 탄생
동해시에서 처음으로 ‘부부 아너 소사이어티(고액 기부자 모임)’가 탄생했다. 강원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8일 동해시청 통상상담실에서 박은주(50)씨에 대해 인증패를 전달하는 등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식을 가졌...
강원도내 경제 관련 기관들 집중호우 피해 소상공인 돕기 앞장
강원도내 경제 관련 기관들이 집중호우 피해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강원지방중소벤처기업청은 18일 강원중기청 중회의실에서 '강원지역 중소기업지원협의회'를 열고 피해 지역 지원 강화 방안...
50년만에 독립유공 표창…다시 주목받는 춘천고 ‘상록회’
춘천고의 대표적 항일운동 단체인 상록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독립운동을 펼친 고 이풍섭(1919-1972)씨가 세상을 떠난 지 50년 만에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서울보훈처는 17일 서울 윤봉길 의사기념관에서 열...
강원도학원공제회, 신경호 교육감 면담
강원도학원공제회는 17일 강원도교육청을 찾아 신경호 교육감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차재윤 이사장과 김영희 고문, 최영식 감사, 김은실 대의원, 심건섭 운영위원장, 오지웅 이사 등이 참석했으며 학원공...
"청춘은 바로 지금" 열정의 화가 87세 정옥선 할머니
양구에 오시면 10년이 젊어진다는 청춘 양구에서 늦은 나이에 그림 그리기에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87세 정옥선 할머니가 화제다. 정 할머니는 국토정중앙면 용하리에 거주하는 농부이자 화가이다. 농사일이 끝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원주시 나눔리더 3인 성금 전달식
강원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유계식)는 17일 원주행복지킴이 사랑의전화에서 원주시 나눔리더 3인의 성금 전달식을 가졌다. 이날 전달식은 원주시 나눔봉사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종성(강원 나눔리더 69...
김유정청소년문학상 대상에 김지은·양서연 학생
제4회 김유정청소년문학상 대상에 김지은(고양예고), 양서연(덕이고) 학생이 선정됐다. 김유정기념사업회(이사장:김금분)는 최근 심사위원회를 열고 운문 부문에 김지은 양의 ‘내가 베이비 박스에 돌아누운 아이...
굿네이버스 강원지역본부 추석명절 키트 제작 나서
굿네이버스 강원지역본부가 추석을 맞아 취약계층을 위한 ‘The(더) 풍성한 한가위 추석명절 키트’ 제작에 나선다. 강원지역 내 취약계층의 추석명절 지원을 위해 강원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최근 전달한 기금 1억...
박용석 대표 건설의 날 석탑산업훈장 수상
박용석 (주)청학건설(대한전문건설협회 강원도회장) 대표가 '2022 건설의 날' 기념식 석탑산업훈장 수상자로 선정됐다. 박용석 대표는 31년 간 건설업에 종사하며 제2영동고속도로 등 국책사업과 다수의 공공공...
우재록 농업경영인 강원도연합회 대회협력부회장 ‘대통령 표창’
한국농업경영인 강원도연합회 소속의 우재록 대외협력부회장이 지역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앞장선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한국농업경영인 원주시연합회장을 역임한 우재록 부회장은 농업인경영인회의 발...
고종 황제 쓰던 덕률풍부터 현대 기술 총아 스마트폰까지
“1800년대 말 전화기를 부르는 이름은 덕률풍이었습니다. 텔레폰의 한자 표기어를 그대로 차용한 것이지요.” 당시 고종 황제는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덕률풍을 통해 신하들과 연락을 주고 받았다. 신하는 덕률풍 ...
[영상] 김진태 지사 “강원도청 이전 부지 연말 발표”
[속보]北김여정, 尹담대한 구상에 "어리석음 극치…南, 순항미사일 발사 지점 하나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지 궁금"
이혜연 "농구선수 출신 고졸여성이 은행 지점장까지 된 비결요? ...버텨야 한다는 간절함 때문 ... 나를 믿어야 얻을 수 있더군요"
국내 시중 은행과 인터넷 은행 등에서 여성 임원 비율은 크게 낮다. 최근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여성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금융권의 유리천장은 유독 두껍다는 인식이 높다. 춘천 중앙로에 위치한 하나은행 춘천지점의 이혜연(45) 지점장은 지방 금융권에서 보기 드문 제1금융권 여성 지점장이다. 춘천 출신으로 초·중·고 시절 운동 선수로 활동했던 특이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올 1월부터 춘천지점장을 맡고 있다. 쉽지 않았던 길이라고 생각해 지난 4일 이혜연 지점장을 만났다. 1시간가량 진행된 인터뷰에서 녹록지 않았던 이 지점장의 25년 여정을 들어봤다. 은행 실업팀 입단 4년 만에 해체 당시 행원 신분 ... 교육 후 업무 투입 선수 출신이란 선입견 ... 남몰래 눈물도 공부에 갈증 ... 책 많이 읽은 게 도움 ‘사서 한 고생'' 치열했던 2030시절 기업 여신 ‘독보적 영역'' 목표로 최선 힘든 건 똑같아 ‘이왕이면 1등 하자'' 시련 닥칠 때 조급해 말고 견뎌내길 ■만나서 반갑다.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이혜연 하나은행 춘천지점장이다. 춘천 출신으로 춘천의 상천초교와 봉의여중, 춘천여고를 졸업했다. 과거 농구 선수로서 서울 신탁은행으로 입단했고 현재 하나은행 춘천지점장을 맡고 있다.”(서울신탁은행은 2002년 하나은행에 인수합병됐다.) 훤칠한 키와 달리 다소 쑥스러운 표정을 짓던 이 지점장에게 궁금한 점을 바로 물어봤다. 학창 시절 농구 선수로 활약하고 실업팀에 입단해 활동했던 점이었다. “초교 5학년 때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 신경도 좀 있다보니까 시작했는데. 사실 학교에서 시켜서 억지로 억지로 했는데 강원도 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바람에 중학교까지 진학을 했다. 중학교에서 그만하려다 아버지와 당시 코치 선생님의 권유로 계속하게 됐다. 고교 3학년 때 전국대회 3등이 최고 성적이었다. 주 포지션은 초교 때는 슈팅 가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포인트 가드를 봤다.” ■과거 기사를 찾아보니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했는데=“학창 시절 그래도 나름 잘했다고 생각한다. 실업팀은 당시 해당 팀이 포지션상 제가 맡고 있던 부분을 필요로 해 입단했다고 본다. 사실 지금도 제가 보면 다소 왜소하다(이 지점장은 자신의 키를 172㎝로 소개했다).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든 부분이 있었고 그것을 극복하려다 보니까 부상이 좀 있었다. 그리고 스무 살 무렵 허리를 좀 다치면서 선수 생활을 오래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었다.” ■선수 생활은 얼마나 했는지?=“1994년 겨울 드래프트였으니까 1995년부터 1997년까지 3년을 뛰었다(1994년 12월13일 진행된 여자실업농구 신입선수 선발에서 13개 팀은 모두 55명을 선발했다. 신탁은행은 2순위로 이혜연 선수를 지명했다). 그리고 소속됐던 서울 신탁은행팀은 1998년 1월 해체됐다. 선수 생활이 많이 힘들었다. 학교와 실업팀은 완전히 달랐다. 체력적으로 극복하기 힘든 상황에서 한계가 왔다. 다행히 당시 은행팀의 선수는 똑같은 은행원이었다. 1998년 1월 해체가 되면서 부득이하게 은퇴가 됐고 행원으로 업무를 바꿨다.” ■은행원으로서의 생활이 쉽지 않았을 텐데=“쉽지 않았다. 해체 후 선수들은 한 달 정도 직무교육인 OJT(On-the-Job-Training)를 받았다. 그리고는 바로 서울신탁은행 회현동 지점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국고와 빠른 창고라는 업무를 맡았다. 초반에 선수 출신이라는 선입견과 함께 ‘답답하지 않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하다=“초교부터 중학교 때까지는 공부를 하고 싶어 운동을 그만두려 했었다. 중학교 때는 4교시까지 수업을 하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봤는데 뒤처지지 않으려 노력을 많이 했었고 성적도 좋았다. 그런데 고교 때부터는 2교시만 하고 운동을 했는데 이 점이 불만이었다. ‘왜 공부할 기회를 안 주지'' 하는 점에서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그런 점에서 공부에 대한 갈증이 심했다. 그래서 책을 좋아했던 것 같았다. 운동할 때도 책을 많이 읽었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됐다.” 한참을 생각하던 이 지점장은 “일을 시작하던 초반에 용어도 생소했지만 사실 20대 초반에 큰돈을 만져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한 고객이 1,000만원을 찾아 달라고 왔는데 이걸 줘도 되나 하는 생각도 했었다. 예전에는 수급 발행 수수료가 50원 있었는데 한 고객이 왜 내 돈을 찾는데 돈을 내냐고 소리를 지르면서 욕을 했었다. 일을 마친 뒤 혼자 들어가 울던 기억도 있다.” ■공부에 대한 갈증이 엿보인다=“사실 과거 45세 정도 되면 그땐 대학에 가서 공부를 하고 싶었다. 교실에서 교수님과 다른 학생들과 부딪치면서 수업을 듣고 싶었다. 그래서 사이버대학 등이 많지만 그런 로망 때문에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점이 있다. 그랬는데 내년 정도에는 한번 사이버대를 가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요즘에 하고 있다.” ■지금까지 말을 들어보면 이 지점장은 여성, 운동 선수 출신, 고졸이라는 점을 모두 뛰어넘었다. 비결이 있다면=“현재 지점장 중 책임자 지점장의 직책을 받았고 아직 관리자 지점장으로 더 올라가야 한다. 지금까지 정말 열심히 일했다. 업무 초기 때부터 기업을 담당했는데 기업 여신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영역으로 가자는 생각을 했다. 개인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자는 생각이었다. 승진을 위해 고유 업무 하나를 갖자는 생각에 사실 고생을 사서 했다. 그런데 이런 제 선택에 아이들이 많이 힘들었다. 좀 더 쉽게 갔어도 됐는데 자존심도 있었고 여기에서 살아남겠다는 생각도 많았다.” ■가족에게 많이 미안한 것 같다=“서울에서 일을 하다 춘천으로 온 이유가 아이들 때문이었다. 남편과 맞벌이여서 첫 아이는 춘천에 데려다 놓고 키웠다. 둘째에게 그렇게 하기 미안해 왔지만 여전히 새벽에 출근해 밤늦게까지 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1주일에 잘해야 두 번 볼까? 그 정도였다.” 조금 ‘독한 것 같았다''라는 기자의 말에 이 지점장은 “그렇죠. 좀 독하게 했던 건 맞아요. 왜냐하면 저는 그러니까 간절함도 있었죠”로 답했다. ■왜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는지 궁금하다=“20대 중반에 집안 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져 가장의 역할을 떠안게 됐다. 고교 졸업 후 실업팀에 입단할 때는 대학에 가고 싶었다. 그때는 아버지와 코치 선생님을 많이 원망했다. 그런데 갑자기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자 실업팀에 입단한 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집안이 어렵게 되면서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누군가가 명퇴를 하는 것을 옆에서 보면서 나에게 ‘명퇴''는 사치다라는 생각을 했다. 무조건 여기에서 버텨야 했다. 아마도 ‘가장의 역할''이 성공해야 한다는 점의 원동력 중 하나였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20세 때부터 30대까지는 별로 기억이 없다. 그냥 되게 치열하게 살았던 것만 기억된다. 반대로 요즘 심리적으로 되게 여유로워졌다.” 이즈음 이 지점장의 별명이 궁금했다. 또 직원들이 많이 힘들 것 같다고 지적하자 이 지점장은 “가끔 전임 지점장들이 ‘독사''라고 불렀다. 때론 ‘주장 언니''라고 불렀던 분도 있었다. 그리고 이왕 하는 거 1등 하자는 것이 제 방식이다. 그런데 저도 같이 움직인다. 사실 꼴찌를 해도 힘들고 1등을 해도 힘들다. 어차피 힘든 건 똑같다. 직원들과 함께 같이 노력하려 한다.” 잠시 생각하던 이 지점장은 “간절함이 가장 컸다. 간절하니까 무엇이든 허투루 할 수 없다. 돈을 받았으면 돈에 맞게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한다. 무임승차하면 안 되는거 아닌가.” ■마지막으로 춘천여고뿐만 아니라 강원도의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스스로를 믿어야 한다. 처음부터 완성형은 없다. 시행착오를 겪고 시련에 부딪쳐 힘든 순간도 있겠지만 그럴 때마다 자신을 믿고 응원해야 한다. ‘할 수 있다'' ‘잘 해낼 것이다'' 등이다. 조급해하지 말고 그런 시간을 견뎌내면 단단해지고 자신감도 생기고 당당해진 나를 만나게 된다. 그 순간이 오면 나에게 오는 좋은 기회를 알아 볼 수 있는 혜안이 생긴다. 또 나를 응원하는 좋은 사람들도 주변에 많아지게 된다. 자신을 믿고 응원하세요. 저도 여러분을 응원하겠습니다.” 신형철 경제부장
"무상교육·고교평준화 기본 유지…학력신장 목표 반드시 이뤄낼 것"
'균형·조화의 교육' 천명 신경호 도교육감 ‘신경 쓰는 교육감'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이 취임했다. ‘강원특별자치도 초대 교육감'이자 ‘12년 만의 보수 교육감' 타이틀을 갖게 된 신 교육감은 학력 신장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우며 강원 교육의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취임에 앞서 당선인 신분인 신 교육감을 최근 춘천 신포중학교에서 만났다. 신 교육감이 38년4개월 동안 걸어 온 교직 인생의 마침표가 찍힌 곳으로, 예비후보 시절 홍보 영상을 촬영할 만큼 각별한 장소다. ■인터뷰 장소가 신포중이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38년4개월의 교직을 이곳에서 마감했다. 2013년 3월에 신포중 교장으로 보임이 돼 2015년 2월 말까지 근무했다. 퇴임할 때 전교생이 30명이었는데 오늘 와 보니 15명으로 딱 절반이 줄었더라. 1학년은 1명뿐이다. 참 안타깝다. 작은 학교 문제에 대해 많이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신 교육감은 신포중 교장으로 재임 중 정문 옆에 교훈석을 세워 ‘善, 正, 勤' 세 글자를 새겼다. 아이들이 착하고 바르고 부지런하게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어떻게, 그리고 왜 교육감 출마를 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교사 시절부터 그런 생각을 했나=“2015년 정년 퇴임을 하고 남은 인생은 봉사를 하면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싶었다. 시민단체와 봉사단체에 속해 뙤약볕에서 봉사도 하고 불우이웃도 많이 살폈다. 이런 와중에 도민들을 만날 때마다 강원 교육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진보 교육감 체제에서 강원 교육이 무너지는 것을 안타까워했고 저에게 ‘아이들 학력을 올려주고 인성 교육을 시켜달라'고 당부했다. 교사시절부터 그랬다기보다 퇴임후 그렇게 고민을 시작했다.” ■2018년 출마했다가 당시에는 낙선했다. 이번에 다시 출마하기까지 결심도 쉽지 않았을 텐데=“4년 전에는 진보 교육감이 8년간 가져 온 기득권을 넘지 못했다. 교육감은 정당에 속하지 못해 조직도 없었고 후보자 혼자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렇게 낙선했지만 도민들이 격려 전화를 많이 해줬다. ‘당신이 졌지만 고맙다. 보수의 자존심을 지켜줘 고맙다. 내친김에 한 번 더 준비해 줄 수 없느냐'는 전화였다. 그렇게 2018년 12월부터 다시 뛰기 시작했다.” ■이번 선거는 전국적으로도 보수 교육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전반적으로 진보 교육감이 편향된 이념을 갖고 균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점이 문제이지 않았나 싶다. 전국적으로 학력이 저하된 점도 크다. 주원인은 고교 평준화라고 본다. 이번 선거는 이에 대한 학부모들의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12년 민병희 교육감 체제가 지났다. 계승할 점과 고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복지 사업은 잘했다고 본다. 무상 교복 지원, 무상 급식은 잘한 사업이다. 그럼에도 불만이 많더라. 무상 복지를 계승하되 질을 높이려 한다. 입고 싶은 교복을 지원해 주고 급식도 건강한 먹거리로 맛있게 만들어 잔반 없는 급식을 하고 싶다.” ■그렇다면 무상 급식은 유지할 계획인가. 고교 평준화와 혁신학교 등은 입장에 따라 논란이 있는데 어떻게 풀어 갈 것인가=“무상교육과 고교 평준화는 진보 교육감 체제의 상징과도 같은 제도이지만 기본적으로 유지해 나갈 생각이다. 물론 개선점이 드러난 부분들은 고쳐 나가겠다. 다만 혁신학교는 고민이 좀 필요하다. 질문한 것처럼 워낙 논란도 많고, 입장의 차이가 커서 전체적으로 점검이 필요하다. 신중하면서도 꼼꼼하게 들여다보겠다.” ■강원특별자치도의 초대 교육감이 된다. 교육에 있어서 특별자치도의 의미가 있을까=“김진태 도지사와 머리를 맞대고 특별자치도에 걸맞은 교육정책을 펼치겠다. 김진태 당선인이 국제고교 설립을 약속했다. 특별자치도 교육감에게는 이에 필요한 권한이 있는 것으로 안다. 강원도와 상호 협조 아래 특별자치도에 따른 교육 부분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가능한 한 많은 인재를 키워낼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보려 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구상은 이제부터 해야 한다.” ■신경호 하면 ‘학력 신장'을 빼놓을 수 없다. 이것이 왜 중요한가=“첫 번째 공약이 더 높은 학력이었다. 유치원부터 고3까지 13년의 교육과정 중 어느 하나가 중요하지 않은 때가 없다. 학년마다 아이들이 도달해야 할 기초와 기본 학력은 반드시 맞춰줘야 한다. 몸이 아프면 병원에서 의사에게 진단과 처방을 받는다. 공부를 가르쳤다면 얼만큼 배웠는지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알아야 한다. 다만 시험으로 인해 교육과정이 흔들려선 안 된다. 과도한 평가는 지양하겠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학력 신장을 이뤄낼 계획인가=“초등 4학년부터 전수 평가를 실시해 학력 수준을 진단하고 피드백을 줄 것이다. 중학교는 자유학년제가 항상 문제였다. 이를 1·3학년 자유학기제로 나눠 평가와 진로 탐색을 분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고등학교도 수시와 정시 구별 없이 동시에 준비시키겠다. 정기고사 평가를 적어도 국어, 영어, 수학 만큼은 수능형 평가로 출제해 수능 적응력을 높이고 정시 자신감을 키우겠다.” 앞서 신 교육감은 가칭 강원학생성장종합지원센터 신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2학기 학업성취도 평가 실시 일정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초·중학생 개별화 지도와 전문가의 맞춤형 학습 코칭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교육과정 개편은 학교의 체질 개선이 수반된다. 반발도 있을 텐데=“소통하면서 설득하겠다. 교육자의 중심에는 아이들이 있다. 아이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그동안 안주해 왔던 것들도 혁신하고 참는 노력들을 해야 한다. 교사들도 본인 과목에 대한 전문화가 미진했던 것도 맞다. 연수를 통해 교사 전문성을 높여 가겠다.”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격차가 심각하다=“우선 1대1 학습코칭을 시키겠다. 학습코칭이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기도 한다. 앞으로도 팬데믹이 되풀이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그걸 대비해 인터넷 교육 등의 시스템을 다시 한번 보완하겠다.” ■교육 최전선에 선 교직원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편향된 이념이 자리 잡으니 구성원들의 갈등이 깊어졌고 그런 상황 속에서 의욕을 잃어 가며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 균형과 조화를 이룬 강원 교육을 만들겠다. 교사 및 교육 관련자들과 늘 소통하는 교육감이 되겠다. 터놓고 얘기하고 문제를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모아 달라.”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저를 끝까지 믿고 지지해주신 도민들께 감사 드린다. 강원 교육의 변화를 지켜봐 주고 함께해 준 교육 가족들에게도 감사하다. 그 분들이 저를 믿고 선택해 주셨다. 믿음에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 교육감이 되겠다. 앞으로의 한 걸음 한 걸음이 교육 발전, 대변혁의 밑거름이 되도록 전진하겠다. 앞으로도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시고 조언을 부탁 드리겠다.”
허구연"강원도 '야구도시'로 성장할 곳 많아…지역경제 활성화 될 것"
한국 프로야구가 태동할 당시 춘천은 야구 중심지였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추억의 팀 ‘삼미슈퍼스타즈'의 개막전 경기가 ‘강원도 춘천'에서 열릴 정도였다. 하지만 그 후 40년. 현재까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 불리는 프로야구에 강원도를 연고로 하는 구단은 없다. 그래서 강원도에서는 프로야구 경기를 볼 수 없고 팬들은 다른 지역 연고팀들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우리는 언제쯤 이 서러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 허구연 총재는 “인프라 구축을 통해 강원도에서 야구 붐을 일으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야구 인프라 프로 뿐만 아닌 아마추어·일반인에게도 필요KBO 야구센터 추진중…횡성 시설 보완하면 최적의 조건전국 동호회 1만5천개 전지훈련지 조성 경제효과 엄청날 것야구인으로는 최초로 KBO 수장 자리에 오른 그는 강원도에서 프로야구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여러 조언을 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KBO 총재 집무실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였다.■선수와 감독, 해설위원을 경험하고 KBO 총재까지 됐다. 정말 한 평생을 늘 야구와 함께 지내는 산증인이란 생각이 든다=“초등학교 6학년 때 야구를 처음 시작했고, 그게 계기가 돼서 현장에 있었고, 해설도 하고, 글도 쓰고 있다. 지금은 KBO 일을 도우면서 야구 인생을 누리고 있다. KBO 총재는 정말 갑작스레 제의가 들어오면서 준비 과정 없이 맡았기에 당황스러웠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지금 과정을 조금씩 밟아 가며 알아가는 단계다. 현재 우리 야구계는 풀어야 할 숙제가 상당히 많아 솔직히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울 정도다. 어쨌든 야구인이기 때문에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는 것이 현재 당면 과제다.”■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나라의 야구 인프라 구축을 강조해 왔다. 무슨 의미인가=“야구라는 종목은 다른 종목과 달리 일정한 공간이 없으면 하기 힘들다. 야구장이 있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사실 야구를 확대 보급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프라를 계속 강조했던 이유는 교실 없이 학생을 모집하는 것과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인프라가 확충되면 프로구단만이 사용하는 야구장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동호회라든지 아마추어나 일반인들이 즐길 수 있는 야구장이 생기는 것이다. 전반적인 야구 붐이 일어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는 의미다.”■수년 전 강원도 횡성을 방문해서 이런 얘기를 한 것으로 안다= “강원도 여러 곳을 다닐 기회가 있어서 찾아간 적이 있다. 그때 강원도에서는 횡성군이 매우 바람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공근면에 있는 횡성베이스볼파크는 야구장 4면을 갖췄더라. 그래서 직접 가서 조언도 했고 도움도 드렸다.양구, 화천도 찾아다니며 야구장 시설을 살피기도 했다. 잘 조성하면 강원도에도 야구 붐이 크게 일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KBO 차원에서 이 같은 인프라 구축을 위해 갖고 있는 계획은 있나=“조만간 본격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남해안 벨트를 조성하고자 한다. 비시즌에 외국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야구팀들이 우리나라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하자는 취지다. 아무래도 겨울에도 날씨가 따뜻한 남해안이 제격이다. 이제 곧 민선 8기가 시작하는 만큼 각 자치단체장도 만나려고 한다. 인수위에서도 의견을 냈는데 지속적으로 정부부처와 국회와도 의견을 나눌 것이다. 또 KBO 차원에서 야구센터 조성을 위한 공모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야구센터는 어떤 콘셉트인가=“한마디로 야구와 관련된 모든 것이 이뤄지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일단 경기를 할 수 있는 구장이 다수여야 한다. 실내연습장과 웨이트트레이닝 공간도 갖춰야 한다. 경기 시설 뿐 아니라 세미나와 교육이 가능한 공간도 있어야 한다. 거기에 선수들, 동호인들이 머무를 숙소도 필요하다는 판단이다.야구센터가 들어서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는데 강원도에서는 횡성이 그 바운더리 안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조금만 시설을 보완할 경우 최적이라는 판단이다.”■자치단체에서의 관심도 필요할 것 같다=“야구장은 어느 지자체건 관심만 가지면 충분히 세울 수 있다. 현실적으로 강원도에 당장 프로 팀이 생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에 대안으로 검토해 볼 만하다. 전지훈련지로서 자리매김하는 것도 방법이다. 미국의 플로리다나 애리조나, 일본의 오키나와, 미야자키의 경우가 같은 예다. 프로 구단들이 많이 찾는 이곳들은 스프링 캠프가 열리는 기간 해당 지역의 경제효과는 엄청나다. 자치단체에서 레저와 연결고리를 찾아 관광자원화한다면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강릉의 경우 해양 스포츠와 연계된다면 좋지 않을까.”■해당 지자체에는 어떤 경제적 효과가 있나=“야구 인프라가 충분하면 프로야구 구단뿐만 아니라 전국 야구동호회에서 몰려들 것이다. 전국에 야구동호회 수는 1만5,000개 정도다. 엄청난 수요가 아니겠나. 이들이 와서 지역에서 자고, 먹고, 쓰는 비용이 적지 않다. 전지훈련을 오는 팀들은 1~3개월을 머물기도 한다. 당연히 지역에는 경제적 효과가 크다.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이미지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투자한 만큼 효과가 있을 것이다.”■야구와 연계한 자치단체의 성공 사례를 소개해 달라=“미국이나 일본은 실제 지역경제로 연결되도록 치밀하다. 미국 뉴욕시는 뉴욕양키즈에 양키스타디움을 지을 부지를 제공하면서 40년간 고작 400달러의 임대료를 받는다. 구단은 관람석과 다양한 편의시설에 투자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수준 높은 경기로 열광하게 만든다.NC 다이노스 창단으로 경남 창원시의 이미지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지켜보면 된다. 충북 보은군은 스포츠파크 야구장이 잘 조성되면서 경기도 많이 열리고, 무엇보다 프로팀 없이도 야구로 성공한 지자체로 알려졌다. 벤치마킹해 볼 만하다. 경기 수원시는 지난해 KT가 우승했을 때 카 퍼이드까지 기획할 정도였다. 비록 코로나19로 무산됐지만, 스포츠에 얼마나 관심을 두는지 좋은 사례다.”■조금 다른 얘기이지만, 강원도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열릴 가능성은 없나=“프로야구 경기가 열리지 않는 곳은 강원도와 전라북도, 제주도 정도다. 프로구단이 마케팅 차원에서 시즌 중 몇 경기를 다른 지역에서 열 수는 있겠지만, 구단과 상의를 거쳐야 한다. 조사를 해 보니 춘천 송암구장의 경우 1군팀이 경기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안 돼 있다. 선수들 부상 위험이 있기 때문에 경기를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선수협의회가 일단 수긍할 수 있도록 프로경기가 가능한 시설부터 갖춰지면 그때 가서 프로팀 경기를 치르는 방안을 심사숙고할 수 있다.구단 역시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문제다. 홈 경기 효과를 누리지 못하면서 관중 수입도 내지 못할 수 있다. 자치단체가 구단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시해야 한다.프로팀 2군 유치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시설을 잘 갖춰 놓고 인센티브 등을 구단의 입맛에 맞게 마련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우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1988 서울올림픽, 2002 한일월드컵,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4대 메이저 경기를 모두 유치했다. 스포츠는 국격을 높이고 지대한 경제 유발효과가 다분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자치단체도 국제대회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정작 국내 스포츠 문제에는 관심이 적은 게 문제다. 프로야구 구단을 설립하기는 힘들더라도 지자체에서 조금만 야구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얼마든지 경제 활성화 방법을 만들 수 있다. KBO도 강원도 및 각 시·군과 접촉하겠다. 앞으로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 달라.”문화체육부장
'우영우 팽나무'보다 더 아름다운 '사랑나무'를 아시나요
'거례리 사랑나무' 연인들 발길 이어져물보라 가르며 스릴만점 파로호 뱃놀이시원한 강바람·산바람 대 자연속 힐링습기처럼 끈적하게 달라붙은 일상의 근심, 걱정이 바람결에 씻겨 나간다.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을 조용히 던져두는 진정한 ‘쉼''. 파로호에서 평화의댐으로 향하는 뱃길에서만 가능한 경험이다.선착장에서 보트를 타면, 어느새 배가 하얗게 물보라를 일으키며 순식간에 속도를 낸다. 갑판에 앉아서 바라보는 풍경은 사방이 초록빛이다. 파로호에서 평화의댐으로 향하는 24㎞ 뱃길은 마치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 같다. 드문드문 보이는 마을들은 예외 없이 길이 호수를 향해 뻗어 있어 호기심을 자아낸다. 이따금씩 주민들이 모는 작은 보트가 옆을 스쳐 가는 모습을 보며 ‘내륙 속 섬''이라는 말을 실감할 따름이다.화천에서 일평생을 살았다는 신인섭(70) 선장이 들려주는 이야기도 이 뱃놀이의 묘미다. 12인승 수달호는 주민들이 장에 가거나 투표를 하러 갈 때 이용하는 운송수단이라고. 그렇게 50여분을 달렸을까. 멀리 ‘평화의댐''이 모습을 드러낸다.눈길을 사로잡는 건 댐 중앙에 그려진 벽화, ‘통일로 가는 문''이다. 높이 95m, 폭 60m의 세계 최대 트릭아트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뱃머리에 서서 올려다보면 댐 중앙에 열린 성문 안쪽으로 북한 풍경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착각이 든다.지난해 개통된 살랑교에서도 풍광을 만끽할 수 있다. 살랑살랑 부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북한강을 가로지르는 살랑교를 걷다 보면 고요한 강물과 강물이 품고 있는 산의 모습이 유유자적하다. 거례리 사랑나무는 연인들의 명소다. 수령 4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이 느티나무는 여기서 사랑을 고백하면 이뤄진다고 해서 ‘사랑나무''라는 별칭이 붙었다. 소중한 사람과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북한강을 풍경으로 사진을 남겨보는 것도 좋겠다. 이 계절 화천에는 곳곳마다 다른 세계로 떠나는 문이 있다. 올여름 휴가엔 화천을 찾아 그 문을 열고 완전한 이방인이 되어 보는 신비로운 경험을 해 보는 건 어떨까.김현아·이현정·박서화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아리랑 고개고개 ‘쉼표’ 같은 여름 장날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 공연구불구불한 ‘아라리 곡조'2·7일마다 열리는 5일장주말 장터에 가득 울려퍼져올챙이국수·콧등치기국수다양한 토속 음식들 군침정선아라리촌서 추억여행병방치 짚와이어 타고 ‘씽씽'춘천에서 정선 가는 길은 몹시도 구불구불하다. 곡선의 도로는 많은 것을 품어낸다. 키가 다 자란 옥수수부터 아직 덜 자란 옥수수, 밭을 돌보는 이의 굽은 허리까지. 앞만 보고 달려서는 함께하지 못할 많은 풍경이다. 굽이굽이 여름철 도로를 달리며 보는 풍경은 온통 초록이지만 다 같은 빛깔이 아니다. 짙은 초록색과 물기를 머금은 듯 싱그러운 초록색, 햇살이 그 부분만 비친 듯 빛을 내는 색까지 조금씩 다른 색깔이 어우러진다.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안고 고개를 넘다 보면 구불구불한 곡조의 아라리(정선아리랑)가 들려오는 정선아리랑시장에 다다른다. 2일과 7일마다 열리는 5일장과 주말장이 되면 장터공연장에는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의 소리부터 흥겨운 공연이 가득하다.시끌벅적한 장터 한복판에는 ‘명인'이 산다. 어디서 인증을 받은 명인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정답게 우리 곁을 지키는 이웃집 ‘명인'이다. 곤드레 나물을 팔고 있는 변옥녀(71) 어르신이 그 주인공. 정선 여량면 출신으로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들려주는 아리랑을 자연스럽게 듣고 자랐단다.“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 주게나, 싸리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나를 넘겨 주세요.”강이 불어 만나러 가지 못하는 처녀 총각의 한을 담았다는 가사, 글은 몰라도 노래로 부를 수 있는, 때로는 굴곡진 삶의 애환, 때로는 신명과 흥을 담아 사람들을 위로해 왔을 아리랑이었다. 누구라도 부를 수 있고 노랫말을 붙일 수 있었던 정선아리랑은 이름 없는 이들이 조금씩 쌓아 온 이야기이자 삶의 일부였을 테다.많은 종류의 가사를 갖고 있는 아리랑처럼 정선아리랑시장에는 다양한 토속 음식이 가득하다. 1969년부터 햇수로 54년째 시장의 한 자리를 지켜오며 잡화를 팔아 왔다는 김화자(78) 시대잡화 사장이 올챙이국수, 콧등치기국수, 곤드레밥, 메밀국죽, 메밀전병 등 시장의 먹거리를 읊다가 음식 만드는 법도 일러준다. 올창묵이라고도 불리는 올챙이국수는 옥수수를 맷돌에 곱게 간 가루와 전분가루 조금을 큰 솥에서 눌지 않도록 끓인단다. 뜸을 들여 뭉글뭉글해진 옥수수를 틀에 꾹꾹 누르면 쫄깃쫄깃한 올챙이국수가 나온다. 거기에 김치를 송송 썰어 양념간장과 깻가루를 섞은 꾸미(고명)를 올려 먹으면 된단다.건강한 음식들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근처를 둘러보면 정선의 옛 주거문화를 볼 수 있는 정선아라리촌과 레일바이크 같은 즐길 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정선 병방치 짚와이어를 타면 옛사람들이 오르내렸을 산자락과 요동치는 동강을 한번에 느낄 수 있다. 안전벨트를 하고 하강을 기다리며 두려움에 떨기도 잠시, 가로막고 있던 벽이 툭 소리와 함께 사라지는 순간 절경 속에 낙하한다. 병풍처럼 둘러싼 산과 그 속에 다양한 이야기를 품은 초록 빛, 굽이치는 물줄기가 순식간에 다가온다. 넋을 잃고 그 속에 푹 안기면 그만이다.
곤드레에 막장 ‘쓱싹쓱싹’ 소박하지만 건강한 한끼
곤드레 800m 이상 고산서 자라 조금만 먹어도 속이 든든 건강식 정선아리랑시장 내 대표 먹거리 쫀득한 감자옹심이·통메밀부침 콧등치기·올챙이국수도 이색적 구불구불 산길이 끝없이 이어진 정선의 산자락, 여름 향기가 솔솔 올라오는 5~6월 무렵이면 허리를 숙이고 눈 맞출 등산객을 기다리는 풀이 있다. 바로 정선의 마스코트 ‘곤드레'다. 가난했던 시절 강원도 화전민들을 먹여 살린 음식이자 지금은 관광객까지 끌어다 주는 정선의 ‘효자' 산나물이다. 그러나 아무나 산을 올라서는 결코 만나볼 수 없는 ‘콧대 높은' 풀이 곤드레다. 태백산맥 첩첩산중의 800m 이상 고산지대에서만 자라는데다 매년 자라는 곳이 정해지지 않고 민들레 홀씨처럼 흩어져서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산 곳곳에 자라는,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풀들과도 생김새가 아주 흡사해 ‘이것이 곤드레구나' 하고 알아보려면 십수년의 단단한 내공이 필요하다. ‘정선아리랑시장' 내부와 주변 곳곳에서는 이런 곤드레를 말려 팔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해 내놓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억센 나물을 말린 뒤 묵나물로 파는 곤드레부터 여린 잎을 금방 삶아 곤드레밥으로 내놓는 식당, 그리고 디저트에 넣어 현대식으로 재탄생시킨 파티세리까지, 곤드레의 생명력만큼 빛나는 정선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곤드레밥=먹을 것이 없고 가난했던 시절, 정선 사람들의 보릿고개를 견디게 해 준 음식은 ‘곤드레죽'이다. 정선 산과 들에서 자란 곤드레를 뜯어다 쌀과 보리 등 끼니가 될 만한 곡물을 넣고 푹 끓여 양을 불린 뒤 온 식구가 둘러 앉아 먹던 음식이다. 흔한 곡물인 감자까지 포슬포슬하게 얹으면 맛이 그만이었다고. 쌀이 귀했던 시절의 이야기이지만 그 시절을 지난 정선 사람들은 아직도 곤드레를 찾는다. 조금만 먹어도 속이 든든했고, 영양을 채우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건강을 지켜준 곤드레가 생각나서다. 시장과 군청 사이 식당 곳곳에서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곤드레밥 맛집이 여러 군데 있다. 소박한 멋을 살려 ‘대접'에 내오는 밥집이 있는가 하면, 뜨끈뜨끈한 ‘돌솥'에 누룽지가 우러나도록 내오는 식당도 있다. 우선 군청 인근 ‘싸릿골식당'은 곤드레밥을 상품화한 ‘1세대' 식당 중 하나다. 곤드레밥 1인분을 주문하면 동그란 쟁반에 곤드레밥, 달걀, 무생채, 콩나물, 오이김치와 풋고추가 담겨 나온다. 곤드레밥집에서 입맛을 곤두세우고 먹어 봐야 할 메뉴는 ‘막장'과 ‘양념장'. 색이 진하지만 짜지 않은 강원도식 막장은 메주를 담갔던 콩의 형태까지 알알이 살아 있다. 인근 ‘동박골식당'에서는 돌솥에 담겨나오는 곤드레밥을 맛볼 수 있다. 박미숙(60) 사장이 20여년간 가게를 운영하던 정선 아우라지 출신 이모 이금자씨로부터 가게를 이어받은 지 5년째다. 집에서 하숙을 치던 이금자씨가 하숙생들에게 차려준 곤드레밥이 인기를 끌자 장사를 시작했다고. 동박골식당 곤드레나물은 5~6월 봄철에 뜯은 것만 골라 쓴다. 뜯은 나물을 냉동고에 얼려 1년 내내 제철 맛을 유지하는 데 신경쓴다. 연하고 부드러운 곤드레나물밥을 그릇에 퍼담아 직접 담근 열무김치와 무생채, 콩나물, 구수한 막장과 함께 쓱쓱 비벼먹으면 술술 들어간다. ■감자와 옥수수=쌀이 귀했던 시절 배 불리는 데는 뭐니 뭐니 해도 감자와 옥수수가 가장 만만했다. 정선에서는 곤드레밥 말고도 감자와 옥수수로 만든 토속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감자는 곤드레밥의 ‘조연'이지만 여러 토속음식에서는 당당한 ‘주연' 노릇을 한다. 그런 감자가 가장 멋지게 활약하는 무대가 ‘옹심이'다. 시장에서 10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옹심이네'에서는 정선 감자를 사용한 옹심이를 주인 전숙자(68)씨가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투명하고 씹으면 쫀득한 정통 강원도식 감자 옹심이다. 김과 깨 가루를 뿌려 걸쭉한 듯 감칠맛이 도는 국물도 일품이다. 감자는 모두 정선 횡계감자를 사용한다고. 여름에 이곳을 방문했다면 빠트리면 안 될 메뉴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콩국수다. 도심에서 파는 콩국수와 달리 노릇한 빛이 도는데, 색깔만큼 깊은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특별한 비법 없이 약간 노란빛이 도는 국산 콩을 삶은 뒤 소금을 약간 넣고 갈아 만드는데,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은은한 고소함과 달콤함이 밴 국산 콩의 맛이다. 점심때 식당을 방문했다면 푸짐하게 나오는 이곳의 시그니처 ‘계란 김밥'과 함께 먹어 보기를 권한다. 콧등치기국수와 올챙이국수(올창묵), 메밀묵말이, 통메밀부침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고기윤(39) 대표가 20여년간 장사를 해 오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식당 ‘회동집'의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진심이 담겨 있다. 맷돌로 갈아 죽을 쑨 다음 묵 틀에 부어 찬물에 헹군 올챙이국수는 잔잔한 맛이 일품이다. 쫄깃쫄깃한 콧등치기국수는 후루룩 삼키면 콧등을 치고 막장을 푼 국물이 구수하다. 음식을 주문하면 여름철 왕고들빼기를 비롯해 민들레, 시래기, 곤드레 등 계절별로 색다른 장아찌가 입맛을 돋운다. ■지역색 살린 디저트=시장 안쪽으로 쭉 들어서면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정선의 명물 ‘디저트 와와' 간판을 볼 수 있다. 이곳의 사장이자 요리 강사로도 활약하는 김민희(43)씨의 디저트다. ‘디저트 와와'는 지역 색을 살린, 정직한 간식거리를 표방한다. 그 말답게 곤드레 만주에는 지역에서 나는 곤드레가 푸릇푸릇 들어가고, 단호박 쌀 주스는 설탕 양을 확 줄여 절제된 단맛을 자랑한다. ‘쌀 주스'는 전통술까지 섭렵한 김 대표가 식혜를 재해석해 만든 음료다. 시장 입구 건물 2층에 있는 ‘알지카페'는 서울에서 골동품 숍을 운영하던 최효선(42) 대표의 안목이 곳곳에 묻어나는 사랑방이다. 추천 메뉴는 ‘더덕라테.' 지역 농민들에게 알음알음 구매한 신선한 더덕을 우유에 넣고 시원하게 갈아 마시면 속도 든든하고 더위도 싹 가신다.
[타임머신 여행 라떼는 말이야]강릉 선교장과 해운정
강릉의 고건축은 옛 스러운 맛을 보여주며 역사와 문화가 깃든 예향의 도시이미지를 만든다. 그중 선교장(船橋莊)과 해운정(海雲亭)은 대표적인 고건축이다.선교장은 강릉시 운정동에 위치한 99칸의 사대부 집안 주택이다. 1967년 4월 20일 국가지정 국가민속문화재 제5호로 지정됐다. 효령대군의 11대손인 가선대부 무경 이내번에 의해 처음 지어졌으며 10대에 걸쳐 증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예전엔 경포호수를 가로질러 배로 다리를 만들어 건너 다녔다 하여 배다리마을이란 의미의 선교장이라 명명되었다. 선교장 터는 하늘이 족제비 떼를 통하여 점지했다는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안채·사랑채·행랑채·별당·정자 등 민가 건축물의 특징과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옥 백화점이다. 1700년 이전에 건립된 안채는 이내번이 지었으며, 선교장의 건물들 중 가장 서민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안채의 오른쪽으로 연결이 되어있는 주인전용의 별당건물인 동별당은 이근우가 1920년에 지은 'ㄱ'자형 건물이다. 열화당은 사랑채로서 순조 15년(1815)에 이후(李厚)가 세웠으며, 도연명의 『귀거래사』 중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열화당 앞면의 러시아식 테라스는 당시 유행하던 건물 양식을 보여준다. 안채와 열화당 사이에는 서재 겸 서고로 사용되던 서별당이 있다. 대문 밖 바깥마당의 남쪽으로 위치한 넓은 인공연못에 서 있는 활래정은 열화당을 세운 다음해에 지었다. 돌기둥이 받치고 있는 마루가 연못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누각형식의 ㄱ자형 건물이다.선교장은 낮은 산기슭을 배경으로 독립된 건물들을 적당히 배치되었고 각 건물의 구조도 소박하게 처리함으로써, 집 밖의 활래정과 함께 자유스럽고 너그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또한 소장하고 있는 여러 살림살이들은 옛날 강릉지방 사람들의 생활관습을 알아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1970년대 초에 촬영된 사진에서 선교장 앞은 초가집이 몇 채 보이고 논과 밭이 펼쳐져 있다. 뒤편으로 소나무들이 둘러 쌓여 있고 강릉시 보호수로 지정돼 있는 회화나무도 보인다.해운정은 선교장에서 동쪽으로 100m 정도 떨어져 있다. 이곳은 1788년 정도대왕의 어명을 받들어 강원도 산수를 화폭에 담으러 온 두 화원의 방문 흔적이 남아 있다. 현재 강릉시립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는 해운정 방명록에 '김홍도 김응환 두 화원이 戊申年(무신년) 8월9일 어명을 받아 그림을 그리기 위해 와서 그렸다'는 글귀가 남아 있다. 해운정에서 남긴 방명록은 김홍도 일행이 강릉에 도착한 일시와 50여일의 그림 여행 과정을 추론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해운정은 강릉 오죽헌 다음으로 오래된 건물로 보물 제183호다. 현판은 송시열의 글씨이며 내부에는 율곡 이이, 권진응, 명나라 사신 공용경, 오희명의 글이 걸려 있다. 조선 상류 주택의 별당 건물로 과거 경포호가 멀리 바라다 보이는 곳이었으나 지금은 지형이 변해 호수와 바다를 보려면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강릉 해운정(江陵 海雲亭)은 강원도 강릉시 운정동에 있는 정자이다. 1963년 1월 21일 대한민국의 보물 제183호로 지정되었다. 해운정은 조선 중종 25년(1530)에 어촌 심언광이 강원도 관찰사로 있을 때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 속 해운정은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정자 앞은 연못과 소나무가 운치 있게 서 있고 그 옆으로 논이 있다. 건물 앞에 도로가 생기면서 소나무와 연못, 논들이 사라졌다. 옛 건물은 주변의 풍광이 살아 있을 때 그 존재의미를 더한다. 1970년대 사진속의 선교장과 해운정은 강릉의 대표적 명소인지를 보여주는 중요자료다. 김남덕기자
피와 땀으로 이룬 민주주의…그해 여름은 눈물겹게 뜨거웠다
2022년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통령과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역자치단체장, 시장·군수, 도·시의원을 직접 선출했다. 모든 국민이 당연하게 누리는 민주주의는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라 많은 희생을 치르고 이뤄낸 성과다.지학순 신부·무위당 장일순 선생 지역서 다양한 사회운동 앞장원주시민 반유신 독재 저항운동 시작 호헌철폐 동시집회 이끌어1987년 6월 항쟁이 올해로 35주년을 맞았다. 36년 전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새 역사를 만들었다.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릴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던 군사독재를 종식시키고 내 손으로 나라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제도를 성취했다.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이룬 민주의 과정은 너무나 많은 희생이 뒤따랐다. 1980년 5월 광주시민들의 희생과 취조받던 권인숙양이 성폭행을 당하고 박종철군은 남영동 치안분실에서 고문으로 사망했으며, 이한열 학생은 최루탄에 맞아 목숨을 잃는 등 민주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희생이 이어졌다.원주는 강원도에서 민주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도시다. 원주도 강원의 민주화 상징 도시가 되기까지 많은 사람의 희생을 통해 이뤄졌다. 원주 민주화는 천주교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1965년 천주교 원주교구가 설정되면서 지학순 신부가 부임했다. 신부님은 무위당 장일순 선생과 함께 천주교 사회운동과 협동조합으로 시민들에게 다양한 사회운동을 전개했다. 1960년 4·19 혁명을 전후로 혁신 정당 활동으로 구속된 전력을 갖고 있는 무위당은 행동에 제한을 받자 서예와 문인화를 통해 새로운 방식의 사회운동을 펼쳤다. 무위당을 감시하기 위해 집 앞에 파출소가 새로 만들어졌을 정도였다.가톨릭 원주교구는 1966년 원주신용협동조합을 창립하고 무위당이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1969년 진광중고등학교에 협동조합연구소가 만들어지고 1970년 전국 최초로 학교신협인 진광신용협동조합이 창립된다. 1968년에는 해외지원을 받아 문화복합시설인 원주 가톨릭센터가 설립돼 원주 민주화운동의 산실이 됐다. 1970년 원주문화방송 개국과 1971년 원주 밝음신용협동조합이 창립되고 1972년 남한강 대홍수가 발생하자 천주교 원주교구 산하에 재해대책사업위원회를 구성해 보다 나은 세상을 바꾸는 데 힘을 모았다.원주시민들은 부정부패 추방운동에서 반유신 독재 저항운동으로 시작해 생명사상, 한살림운동이라는 새로운 사회운동으로 다가갔다. 1981년 원주민속연구회를 통해 인적자원들이 만들어지면서 각 대학으로 탈패가 구성됐다. 대학 간 교류가 지역의 통합적 조직을 구성하는 밑거름이 됐다.1987년 5월19일 자유시장 시계탑 앞에서 기습적으로 진행된 집회를 시작으로 원주시민들의 6월 항쟁은 전환점을 맞았다. 6월10일 고문살인 은폐 규탄 및 호헌철폐 전국 동시 집회를 계기로 6월 말까지 한 달 내내 시위가 이어졌다. 보건소 사거리, 지하상가 사거리, 농협 사거리는 6월 내내 시위가 계속된 장소였다. 6월19일부터 21일까지 지하상가 주변 도로에서 5,000명이 넘는 시민과 학생이 민주헌법 쟁취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 참가했다. 특히 중고생들의 참가도 눈에 띄었다. 21일은 강원지역 초·중·고교 교사 32명이 현 시국과 교육에 대한 우리의 견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주변 상인들은 시위 참가자들에게 마실 물을 공급하며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24일은 기독교 원주지역 인권위원회 주최로 1,000여 명이 영강교회에서 기도회를 마치고 시내 진출을 시도하기도 했다.1970년대 지학순 주교와 장일순 선생 등 선각자들에 의해 뿌리를 내린 민주화운동이 1980년대 들어서면서 대학가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으로 확대됐다. 또한 정치의 민주화운동을 넘어서 경제, 사회,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정치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던진 선배들이 꿈꾸던 민주주의를 생각한다. 해마다 6월이면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 가치를 얼마나 실현하고 있는지 묻게 된다.김남덕기자·도움말=강원민주재단
작고 평화롭던 항구 무장간첩 대거 출몰로 한동안 긴장
삼척 임원항은 강원도의 가장 남쪽에 위치해 있다. 과거 이곳은 교통이 불편해 외지인들의 방문이 쉽지 않았다. 전통적인 소규모 포구였던 임원항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여파로 새롭게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배를 정박한 부두와 그물을 손질하는 공동작업장이 만들어지며 현대식 모습을 갖추게 됐다.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어촌계 건물 입구의 게시판은 멸공, 방첩의 문구와 함께 자조자립 협동정신을 강조하는 구호가 적혀 있다.1968년 3차례 무장공비 침투…6·25전쟁 이후 최대규모 도발사건 기록지금은 싱싱한 활어회 먹거리관광단지·수로부인헌화공원 등 자리잡아삼척, 울진은 과거 1968년 10월30일부터 11월2일까지 3차례에 걸쳐 울진·삼척 무장 공비 침투 사건이 발생한 지역으로 무장공비 120명이 울진·삼척 지역에 침투해 12월28일 대한민국 국군에 소탕되기까지 약 2개월간 게릴라전을 벌였다.6·25전쟁 휴전 이후 최대 규모의 도발 사건으로, 침투한 무장공비 중 7명이 생포되고 113명이 사살됐다. 남측 역시 민간인을 포함해 40명 이상 사망하고 30명 이상 부상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 1970년대 마을 풍경엔 당시 사건의 그림자가 남아 있어 마을회관, 어촌계 건물 입구엔 반공, 방첩 글씨가 남아 있다. 게시판은 오는 선박 가는 선박 수상하면 신고하자는 홍보문구와 함께 의아 선박 식별 신고 요령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배의 규모에 비해 빨리 달리는 선박-배의 폭이 좁아 우리 어선에 비해 길게 보이는 선박-고깃배가 어장이 아닌 해역에서 단독 조업 또는 이동하는 선박-야간에 등불을 달지 않고 이동하거나 접안하는 선박-우리 어선과 접근을 피하는 선박-정선 대기 중 어로를 가장하거나 선상에 어망을 두고 어로 작업을 하지 않는 선박-선미에 수계의 드럼통이 있는 선박-선미와 선수의 높이가 같은 선박-갑판 위에 어망이나 천막이 덮혀 있는 선박해상에서 간첩선을 발견 신고로 검거했을 때 상금 1,000만원과 간첩선이 소지한 금액의 절반을 준다고 적고 있다.임원항은 간첩과 거동수상자들이 넘쳐났던 야만의 시대를 뒤로한 채 싱싱한 활어회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현재 임원회 센터는 28개의 상가가 운영 중이다. 동해안에서는 울릉도와의 거리가 가장 가까워 1980년대까지만 해도 192톤급 정기선이 취항하기도 했었다.어족 자원이 풍부하고 바닷물이 깨끗해 사계절 싱싱한 생선이 많이 잡힌다. 작은 포구였던 임원항은 탄광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모여든 광부들이 생활하던 판잣집들이 지어지면서 규모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사진 속의 임원항은 나무 합판으로 만들어진 집들이 세워지고 있다. 또한 항구 주변은 배를 건조하는 사람들의 손놀림이 쉴 틈이 없어 보인다. 바다와 맞닿은 장소엔 배를 정박시킬 부두가 조성되고 있다. 장비를 이용해 모래와 시멘트로 시설물이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어선들이 자연적으로 생긴 해안선에 정박해 있고 항구 주변은 조업 편의를 도모할 각종 시설물을 설치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울진으로 이어진 7번 국도 모습은 현재와 별반 차이가 없다. 임원항 뒤편 남화산은 소나무 몇 그루가 보인다. 현재는 해맞이 명소로 수로부인 헌화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수로부인은 신라 성덕왕 때 순정공의 부인으로 뛰어난 절세미인이다. 헌화공원 설치로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헌화가의 배경지가 이곳임을 알리고 있다.공원 광장에는 높이 10.6m, 가로 15m, 세로 14m, 중량 500톤에 달하는 수로부인 동상이 있다.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대리석 조각상들이 포토존을 형성하며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김남덕기자 kim67@
“춘천~속초 동서고속철 연내 착공일 잡아라”
강원도 주택사업 힘들어진다…경기 전망 전국 최저
강원도 수출 또 역대 최고…뭐가 잘 팔리나 봤더니
강원도의회 변신은 무죄?…수해피해 농가돕기 나서
태백시 인구 4만 붕괴 위기 속 공무원 정원 확대 조직개편 논란
30대 비대위원의 일성 "다시 청년들 지지받는 당 되겠다"
간호사마저 없는 강원도…의료불평등 갈수록 심화
강릉시, 수해 원인된 교량 교체한다
[춘추칼럼]윤 대통령의 몫이다
컨테이너·차량이 휴식공간?…말로만 근로자 휴게공간 의무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