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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겹친 짝수해 ‘대형 산불 징크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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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당일까지 강원지역 건조한 날씨 이어져
산림청 산불위기경보 ‘경계’ 단계 전국에 확대
이달에도 산불 9건…‘산불 특별대책기간’ 운영

◇20대 대선이 있던 2022년 삼척시 원덕읍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사진=강원일보 DB

봄철 메마른 날씨가 이어지고 영동지방을 중심으로 강풍이 불며 산불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산림당국은 ‘선거가 치러지는 짝수 해마다 대형 산불이 발생한다’는 징크스를 막기 위해 산불위기경보를 상향 발령하고 24시간 감시체제에 돌입했다.

강원지방기상청은 9일 오전 10시를 기해 춘천과 원주에 건조주의보를 발효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춘천·원주 36%, 강릉·양구·평창 38%, 삼척 39%, 홍천·화천·영월이 40%의 실효습도를 보이는 등 도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산림청도 지난 8일 오후 3시를 기해 전국에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특히 강원지역에서는 선거가 겹친 짝수 해에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우가 많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0대 대선이 있던 2022년에는 강릉, 동해, 삼척의 산불로 축구장 3,000여 개에 달하는 6,382㏊의 산림이 불에 탔다. 이에 앞서 21대 총선이 열린 2020년에도 고성군 토성면에서 대형 산불이 나 산림 123㏊가 소실됐고, 7대 지방선거가 있던 2018년에는 삼척시 노곡면과 도계읍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 237㏊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올해도 지난 7일 횡성군 송전리의 한 사유림에서 산불이 발생해 80대가 숨지는 등 4월에만 벌써 9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더욱이 4월에는 태백산맥을 넘으며 고온 건조해지는 국지성 강풍인 ‘양강지풍(襄江之風)’으로 인해 대형산불 위험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실험 결과 봄철 강풍을 탄 불씨는 최대 2㎞까지 날아가며 산불 확산 속도를 26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강릉시 경포대와 2022년 울진·삼척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당시에도 순간 최대풍속 초속 29m에 이르는 강한 바람에 의해 불똥이 산과 하천을 뛰어넘어 약 2㎞까지 날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오는 30일까지 ‘산불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산불방지 총력 대응에 나선다.

강원자치도 관계자는 “산불방지센터 상황대응실을 24시간 운영하고, 시·군 산불방지 대책본부의 근무 인력을 보강해 상황관리와 대응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총선 투표일인 10일 도내에는 흐린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바람이 강하게 부는 등 화재 위험이 높아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2도에서 영상 6도, 낮 최고기온은 영상 16도에서 21도 사이를 기록하겠다.

강원지방기상청은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작은 불씨가 큰불로 이어질 수 있겠으니, 야외 작업 및 야외 활동 시 산불 등 각종 화재 예방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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