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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종 사기 ‘리딩방’ 피해 급증, 대책 마련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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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가 대포 통장을 이용해 불법 리딩방 투자 피해금을 빼돌린 혐의(사기)를 받는 35명을 검거하고 이 중 국내 총책을 비롯한 4명은 구속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불법 리딩방 투자 사기에 ‘자금 세탁책’으로 가담한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힌 것이다. 이들은 사이트 개설과 운영을 필리핀에서 하며 가짜 투자 사이트를 만들고 ‘고수익 보장’을 내건 문자를 대량 발송해 가입자를 모집했다. 또 투자 전문가를 사칭하며 SNS 오픈채팅방 등으로 투자금을 모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불법 유사투자자문업체(일명 주식 리딩방)가 활개 치면서 증권사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큰돈을 벌 수 있다”고 꼬드겨 돈을 챙긴 후 잠적하거나 곧 상장될 것처럼 속여 비상장주식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만약 고수익, 원금 보장 등을 앞세워 1대1 조언을 해준다고 하면 이는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톡, 유튜브 등을 통해 1대1로 주식 종목을 찍어 준다거나,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시점을 알려 준다고 해도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만 이런 유혹에 넘어가 사기를 당하는 이들이 급증하면서 피해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2023년 9월 투자 리딩방 사기 피해에 대한 통계를 작성한 뒤 올 2월까지 5개월간 피해 접수 건수는 2,517건, 피해액은 2,371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지난해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 1,965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SNS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 투자자들에게 신뢰받는 경제 유튜버와 강사 등을 사칭한 광고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광고 속 링크를 클릭하면 텔레그램과 네이버 밴드 등에 개설된 ‘투자 리딩방’으로 들어가게 된다. 여기서 가짜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입금을 요청하는 ‘피싱’ 수법이다. 이름과 얼굴이 도용된 해당 유명인이 이를 신고해도 해결이 쉽지 않다. 해외 플랫폼들이 안일하게 사태를 방치하고 있는 사이 피해 규모는 늘고 있어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개개인이 경각심을 갖는 것이 우선이겠으나 당국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빅테크 업체에 광고 심의 및 시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신속한 피해 구제 절차를 갖춰야 할 것이다. 리딩방에 숨어서 은밀하게 사기 행각을 벌이는 이들을 모두 색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투자자들이 일확천금의 꾐에 휘둘리지 말고 리딩방 사기에 대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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