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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물가 두 달 연속 3%대 오름세, 곪아 터지고 있는 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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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으로 3%대 오름세를 나타냈다. 강원지방통계지청의 ‘2024년 3월 강원지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도내 소비자물가지수는 115.51(2020=100)로 1년 전보다 3.2% 올랐다. 2023년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3%대를 웃돌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들어 2%대로 다소 둔화됐지만 2월과 3월 연속 3%대를 이어갔다. 신선식품이 물가를 끌어올렸다.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9.7% 치솟아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90년 1월 이후 사상 최고 오름폭을 기록했다. 신선과실은 무려 39.0% 폭등했다. 통계청이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 상승률이다. 신선식품과 신선과실은 모두 올 2월 역대 최고 상승률을 다시 뛰어넘었다. 장보기 무섭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정부는 4월 이후 물가가 다시 2%대로 진정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변수가 많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국제유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JP모건은 러시아와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가 감산을 이어가면 올 9월 브렌트유가 10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달러도 위험 요인이다. 미국의 경기 확장이 계속되며 6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환율도 오름세다. 환율이 인상되면(원화가치 하락) 수입 물가도 뛴다.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여기에 선거 때문에 미뤄둔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를 게 뻔하다. 여야가 쏟아낸 각종 총선 공약도 물가 관리에 돌출한 강력한 악재다. 공약대로 돈줄을 풀면 물가의 고삐를 죄는 것은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 경제를 무겁게 짓눌러 온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물가를 먼저 잡아야 한다. 물가가 오르면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지고 일상의 부담과 어려움은 커진다. 경제에도 부정적이다. 소비 심리 위축이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고물가는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전환에도 걸림돌이다. 경기 침체 속 고금리·고물가의 동거가 길어질 수 있다. 국제유가나 환율 등 외부적 변수는 어쩔 수 없지만 물가 안정을 위해 공약발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부추기지 않도록 정부가 세밀한 전략을 짜야 한다. 그래야 수출 호조로 살아난 온기로 서민 고통을 줄이고 소비 심리와 경기 회복 동력으로 바꿀 수 있다. 정부는 물가 안정 기조가 정착될 때까지 인플레 차단에 총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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