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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보이스피싱 피해 141억원, 철저 수사 뿌리 뽑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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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역의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1건당 평균 1,9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2023년 도내 보이스피싱 범죄는 736건, 피해액은 141억여원에 달했다. 전년(760건, 172억여원)보다 범죄 발생은 줄었지만 1건당 피해액은 1,917만원으로 적지 않았다. 보이스피싱은 금융 당국이 대책을 내놓기 무섭게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공공기관을 사칭해 계좌로 송금받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대포통장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이체 방지책이 잇따르자 저리 대출 등을 핑계로 돈을 직접 받아 가로채는 대면편취수법이 등장했다. 여기에 이른바 ‘택배 사칭 문자(악성 코드 문자메시지)’ 등으로 개인 정보를 빼내고, 피해자의 상황에 맞는 ‘시나리오(거짓말)’를 짜서 접근하는 수법도 성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피해자의 SNS 대화 기록으로 주변인 이름, 전·월세 계약 등 근황을 파악해 그럴듯하게 전화를 거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보이스피싱으로 평생 모은 돈을 일순간에 잃고 심지어 정신적 고통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례도 증가 추세다. 우리 주변에서 보이스피싱이나 메신저피싱에 당한 사람을 쉽게 찾을 정도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피해자도 이제는 성별이나 특별한 연령대가 없다. 갈수록 대담하고 정교해지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뿌리 뽑을 방법이 시급하다. 금융 당국이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지만 범죄 수법은 그 위를 날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도 어디선가 계속되고 있는 보이스피싱을 찾아 씨를 말려야 한다. 민생을 도탄에 빠뜨리며 날로 활개 치는 범죄를 완전히 근절해야 한다.

누구라도 자칫 방심하는 순간 보이스피싱 그물망에 걸려들 수 있다. 보이스피싱은 경제적 약자일수록 더 취약하고 한번 걸려들면 그 타격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회복 불능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 범죄는 한때 코미디 방송의 소재가 될 정도로 수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 널리 경계심을 불러일으켜 왔다. 그럼에도 피해가 줄기는커녕 더 늘어나는 원인이 무엇인지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통장 모집책, 현금 수거책 등 점조직 형태여서 단속을 벌여도 몸통을 제거하기 어렵다. 이들에게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도록 법 적용에 주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보이스피싱이 국민의 재산을 넘어 생명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는 범죄 대응 역량을 총집결해 보이스피싱이 더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철저한 수사와 단속의 진화를 이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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