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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 인제 자작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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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군의 주민등록상인구는 3만2,000여명이다. 면적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넓지만 산지가 90%가량이어서 농사짓기에 척박하다. 흔히 일반적으로 ‘인제’ 하면 산간오지에 교통이 불편하다고 알려져 있다. 2017년 동홍천에서 양양까지 이어지는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수도권에서 접근성은 많이 나아졌다. 인제를 놓고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내설악의 관문이자 설악산을 꼽기도 한다. ▼설악산과 함께 인제를 대표하는 명소가 있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이다. 인제읍내에서 차로 30여분 거리에 위치한 자작나무숲은 1989년부터 1996년까지 산림청에서 실시한 조림사업으로 만들어졌다. 원대리 산75-22번지 총 138㏊면적에 자작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했다. 일반에게 개방하는 면적은 25㏊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방문객이 41만명을 넘어섰고 2015년부터 매년 20만명 넘게 찾는다. ▼안내책자에 따르면 자작나무는 순수한 우리말로 불에 탈 때 ‘자작자작’ 소리를 낸다고 해 이름 지어졌다. 한자로는 華(화)로 쓴다. 결혼식을 올린다고 할 때 ‘화촉을 밝힌다’고 하는데 이때 화촉이 자작나무를 뜻한다.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해 벌레가 안 생기고 껍질이 희고 매끄러워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쓸 수 있다. 천마총에서 나온 그림의 재료가 자작나무껍질이며 팔만대장경 일부도 자작나무라고 한다. ▼인제 자작나무숲이 최근 폭설로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12월 따뜻한 날씨에 비가 내린 뒤 이어진 한파로 내린 눈이 얼어붙으며 얼음과 눈이 자작나무 가지에 쌓여 일부 나무가 휘고 꺾이거나 뿌리째 뽑혔다.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숲의 출입이 통제됐다. 자연은 위대하지만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시련을 가져오기도 한다. 다행스럽게도 이달 초 부분 개방해 숲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됐다. 나무들이 예전처럼 곧게 자라나거나 고사하지 않을지는 봄이 돼야 알 수 있다. 인제군의 자랑이자 국민의 숲인 인제 자작나무숲이 다시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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