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의 원인으로 철새가 유력하게 지목되면서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철새가 감염 원인으로 밝혀질 경우 현재 실시중인 가금류 사육농가 위주의 방역은 사실상 의미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발생 농장을 기점으로 반경 10㎞까지 방역대를 설정해 가금류 및 축산관련차량의 이동제한, 차량소독 등을 실시하고 있고 주요도로마다 통제초소가 설치돼 타지역으로의 전파를 막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차단방역은 공중으로 자유롭게 오가는 철새에 대해서는 무방비다. 수천㎞를 나는 야생 철새를 추적할 수도 없고 이들이 군집을 이루는 장소마다 별도의 방역대책을 수립할 경우 방역대가 기하급수적으로 넓어진다.
오상집 강원대 동물생명과학대 교수는 “현재 방역대응이 신속히 진행되고 있지만 말 그대로 사건이 일어난 다음에 조치”이라며 “AI로부터 야생 철새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해외와 같이 사전방역에 더 큰 초첨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