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피어 꿀 채집 기간 짧아
수확량 감소… 벌 생육에도 영향
이상고온 현상으로 전국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꽃이 피어나고 있어 도내 양봉농가가 충분한 꿀 채집을 못할까 걱정하고 있다.
홍천군 남면에서 벌 300군 규모의 양봉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방은순(여·58)씨는 요즘 날씨를 챙겨보는게 하루의 시작이다. 방씨는 매년 중부지방으로 내려가 꿀을 채집한 후 홍천으로 돌아와 꿀을 채집하는 이동양봉을 하고 있지만 올해는 전국적으로 동시에 꽃이 피어 중부지방에서만 꿀을 채집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벌이 꿀을 채집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들게 되면 꿀 수확량이 감소하는 데다 벌의 생육에도 영향을 받는다. 방씨는 “올해도 아카시아 나무에서 꽃이 피는 4월말에 경기도 이천으로 내려가 꿀을 채집해야 하지만 지금 같은 날씨면 채집 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동해시 천곡동에서 20년간 양봉을 하고 있는 김홍래(53)씨도 사정은 비슷하다. 김씨는 포항에서부터 꿀 채집을 시작해 안동, 영주, 인천 등으로 이동을 하지만 전국적으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꿀 채집에 타격을 입을까 초조해 하고 있다. 김씨는 “올해 비슷한 시기에 꽃이 동시다발적으로 피고 있어 꿀을 채집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아카시아 나무가 피는 5월이 더 걱정된다”고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귀포에서 핀 벚꽃이 춘천까지 오는데 30일이 걸렸지만 올해는 18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김혜경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소재과 담당은 “전국적으로 꽃이 동시에 피기 때문에 이동양봉을 하는 농가는 한 지역에 최대한 많은 양의 꿀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임재혁기자 jaehy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