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전문의 칼럼]중국 대륙서 날아온 봄의 불청객 황사란?

김우진 강원대병원 환경보건센터장 호흡기내과 교수

중국의 대륙에서 불어오는 누런 먼지바람으로 인해 봄철의 한반도 하늘은 온통 뿌옇게 된다.

황사는 바람에 의해 하늘 높이 날려 올라간 미세한 모래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황사는 삼국시대부터 기록된 현상으로 주로 봄철에 발생하며 중국과 몽골의 사막지대인 고비사막에서 대략 10㎛ 이하 크기의 모래먼지가 대기 중에 떠다니다가 한반도 부근에서 서서히 하강하며 나타난다.

황사는 공기 중 모래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현상으로 공기 중 먼지는 크기에 따라 구분된다. 직경이 10㎛ 이하의 먼지를 PM10, 2.5㎛ 이하의 먼지는 PM2.5라고 한다. 우리나라 대기환경 기준은 1995년부터 PM10을 기준으로 설정돼 황사경보도 PM10 농도를 기준으로 발령하고 있다. 1시간 평균 PM10 농도가 400㎍/㎥ 이상, 2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 황사주의보를 발령하며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 800㎍/㎥ 이상, 2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 황사경보를 발령한다.

한반도에서 1971년 이후 20년간 서울의 황사 발생 건수는 총 169일(8.4회/년)이었으나, 1991~2001년에는 105일(9.5회/년)로 증가했다.

특히 1999년 이전까지 한 해 평균적으로 3~4회 정도 일어난 현상이지만 고비사막의 급속한 사막화와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로 인하여 1970년대에 비해서 2000년도 이후에는 무려 4배 이상 급증하고 있다. 황사의 발생 횟수와 농도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로 인해 이제는 황사가 기상재해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봄철 황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계절을 가리지 않는 점도 특이하다. 특히 2002년 봄철에는 재해성에 가까운 황사 때문에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휴교를 하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황사가 많이 발생하는 해에는 중금속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황사 비는 염기성을 띤다.

산성토양을 중화하며 해양 플랑크톤에 무기염류를 제공하므로 적조현상이 줄어들고, 산림의 송충이 피해를 감소시킨다.

하지만 반도체 등 정밀기계 작동에 문제를 일으켜 많은 손해를 입히고, 항공기 안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항공편 결항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는 모래바람으로 인해 빛의 투과성이 떨어져 시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축산 농가의 구제역도 황사 때문에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농작물이나 활엽수의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또 태양의 복사열을 흡수하면 냉각효과를 일으켜 지구 대기의 열 균형에 영향을 끼친다.

황사로 인해 모래먼지가 호흡기로 들어가면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또한 눈에 들어가면 결막염 등의 안구 질환을 유발하며, 오염된 공기로 인해 피부에도 따가움과 가려움증 등 알레르기 질환이 일어날 수 있다.

황사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황사가 심한 날은 가급적 외출을 하지 말고,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 호흡기 질환자의 경우 가급적 외출을 삼가야 한다.

만약 외출을 해야 할 경우 보호안경, 마스크, 모자, 긴 소매의 옷과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 등을 착용한다. 실내에서는 황사먼지가 들어오지 않도록 창문을 잘 닫아야 한다. 외출 후 집에 들어오기 전에는 몸의 먼지를 잘 털어주며,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눈과 코의 먼지를 식염수로 씻어낸다.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며, 황사주의보가 해제되면 실내를 환기시켜 주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