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백·삼척·동해·속초·고성·강릉 순‘이사의향’높아
학력 높을수록 소득 많을수록 현 거주지 떠나기 원해
영동이 영서보다 생활여건 모든 조사항목에서 불만족
강원일보가 도민 정체성 분석을 위해 실시한 특별기획 '강원인, 당신은 누구십니까' 조사 결과에서 태백과 삼척 등 영동 및 남부지역 주민들이 지역을 떠날 의사가 많았다.
특히 20~30대의 절반 이상은 수준 높은 문화생활과 취업을 위해 이사하고 싶어했으며 영동지역 주민들은 영서보다 생활여건 만족도가 크게 낮은 것으로 나왔다.
■태백·삼척 주민들 이사의향 가장 많아
이사의향이 있는 도민들을 18개 시·군별로 분석한 결과는 태백 주민들의 이사의향 비율이 45.6%로 가장 높았다. 강원도 외 지역으로 이사하고 싶다는 비율이 63.0%로 도내 다른 지역(37.0%)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삼척(40.2%), 동해(39.3%), 속초(38.5%), 고성(36.6%), 강릉(36.3%) 등의 순으로 영동지역 주민들이 현 거주지를 벗어나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춘천과 원주에서도 이사의향 비율이 32.9%, 31.2% 등으로 도내 평균(32.0%)과 비슷하게 나왔고, 이 가운데 강원도 외 지역으로 이사를 가고 싶어하는 비율은 각각 80.7%, 78.2% 등으로 도내에서 1·2위를 차지했다.
또 도내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할 경우 춘천에서는 원주로 가고 싶다는 응답이 74.4%에 달했지만 원주는 기타(34.7%)-춘천·강릉(19.2%) 등의 순으로 나와 대조를 이뤘다. 홍천을 비롯해 철원·화천·양구·인제 주민들은 이사할 경우 춘천을, 태백·횡성·정선·영월은 원주를 가장 많이 선호해 지리적 요인이 이사지역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30대 절반 “이사하고 싶다”
연령별로는 20~30대의 이주의향이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20~30대는 절반 이상인 52.0%가 이사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도내 지역(31.7%)보다 도외 지역(68.3%)을 더 선호했다. 도외 지역 중에는 서울이 51.5%, 도내 지역에서는 원주가 47.9%로 가장 많았다. 반면 60대 이상의 경우 100명 중 8명꼴인 단 8.2%만이 이사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력이 더 높을수록, 소득이 더 많을수록 이사의향 비율이 높았다. 이처럼 향후 지역발전을 견인해 나갈 주축들의 이사의향 비율이 더 높게 나오고 있어 인구 감소에 대한 대책과 함께 정주환경 개선 등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거주지역별로는 도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이사의향이 35.9%로 농촌지역의 26.6%보다 9.3%포인트 높았는데 도내 지역에서 이사하고 싶은 곳은 도시가 원주(64.8%)를 가장 많이 꼽은 반면 농촌에서는 춘천이 50.0%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왔다.
영서-영동 간 이사의향은 영동(35.6%)이 영서(29.4%)보다 더 많았다.
■청년층-취업, 중년층-자녀교육, 장년층-경제적 발전전망
전 연령층에서 '수준 높은 문화생활'이 이사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로 꼽힌 가운데 또 다른 이유들은 세대별로 차이가 있었다. 우선 20~30대는 문화생활에 이어 '취업'이 2순위로 선정돼 최근 계속되고 있는 청년실업의 가장 큰 이유를 지역적 요인으로 분석했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해도 취업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에 거주하는 것보다 다른 지역에 사는 것이 취업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40~50대의 이사하고 싶은 이유 2순위는 '자녀교육'으로 도내 교육여건에 대한 학부모 세대의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60대 이상의 경우 '경제적 발전전망'이 2순위에 꼽힌 데 이어 '의료·보건 시설 부족'이 3순위에 올랐다. 이사하고 싶은 이유는 도시-농촌 간, 영서-영동 간도 차이를 보였는데 도시·영서지역은 문화생활-취업-자녀교육 등의 순이며, 농촌·영동에서는 문화생활-자녀교육-취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상실감 관리·사회통합 대책 필요
지역의 생활여건에 대해서는 학력과 소득이 낮을수록 불만족 비율이 컸다. 중졸 이하 학력자들은 △취업기회(66.1%) △물가수준(60.8%) △교통·도로(32.1%) △자녀교육(46.5%) △치안·안전(22.9%) △쓰레기 오폐수 시설(22.3%) △의료·보건(43.7%) △유아탁아 시설(38.1%) △복지 시설(42.1%) △산업생산 시설(68.9%) 등 소비·구매 및 문화오락레저를 제외한 전 항목에서 불만족 비율이 고졸 이상과 대졸 이상보다 높게 나왔다.
거주지역별로는 영동지역 주민들의 생활여건 불만족 비율이 영서보다 모든 조사항목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농촌지역에서는 '치안·안전', '쓰레기 오폐수 시설', '복지 시설' 등을 제외한 항목에서 도시보다 불만족하다고 느끼는 주민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위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