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강원포럼]인간중심의 건설현장이 안전사고 줄인다

서명석 경동대 건축공학과 교수 공학박사

최근에 방화대교 남단 접속도로 확장공사의 방호벽 설치작업 중 구조물 추락으로 인하여 근로자 3명이 매몰돼 2명이 사망하는 등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로 인하여 소중한 인명 사상이 발생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어떻게 하면 건설현장의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을까 심각한 고민을 해봐야 하는데 르네상스에서 시작된 인간중심의 사고에서 그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피렌체 메디치 가문은 융성한 문화예술계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되면서, 많은 예술가가 인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열리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그 인류 역사상 찬란한 시대 즉 르네상스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된다. 르네상스의 역동적인 시대부터 인류는 본격적으로 인간이 가지게 되는 본성을 연구하게 되고 인간중심의 사고를 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이 인간중심의 사고가 건설현장에도 주의 깊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브라함 머슬로우(Abraham Maslow, 1908∼1970년)는 인간의 욕구를 5단계로 나누고 있다. 제일 하층의 욕구가 생리적 욕구인 식욕·수면욕 등이다. 이 기저의 욕구가 채워질 때 다음 단계의 욕구로 넘어가게 되는데 그것은 안전의 욕구이다. 사람은 불안전한 상태에서는 불안을 느끼게 되고 안전을 추구하게 되는 본성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친애의 욕구이다. 사람이 사랑을 그리워하고 사랑을 찾아 헤매는 것이 바로 이 욕구에 해당되는 것이다. 다음이 존경 혹은 자존감의 욕구인데 많은 이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자 하는 욕구가 이에 해당된다. 그 다음으로 최상의 단계인 욕구가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자아실현의 욕구인 것이다. 이것은 다른 욕구들과 조금 다르게 타인과의 관계 중심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고민에서 시작되는 욕구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력부하도가 크고 사람이 중심이 되어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는 건설산업 현장에 위에서 소개한 이론을 접목하여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면 건설인력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하여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에 투입된다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으며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관리자나 근로자가 상호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이러한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는 근로자를 체크할 방법에 대하여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다음은 건설현장에서 관리자와 근로자와의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건설현장에서는 관리자와 근로자 간에 좀 더 친밀한 관계가 유지되어야 하고 근로자의 주변 상황을 헤아리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로 인해 근로자가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아야 하며 근로자와 친밀감을 가질 때 바로 최상의 자아실현의 욕구로 옮겨가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현장에서의 품질관리는 근로자에게는 자아실현 욕구의 단계가 될 수 있다. 근로자 스스로 자신이 하고 있는 전문공종에서 좋은 품질을 발휘하겠다고 하는 굳은 의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정신적·육체적으로 좋은 컨디션과 안전한 작업환경, 관리자와의 좋은 유대관계가 형성되어야만 좋은 품질을 낼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건설현장에 종사하는 모든 주체가 '건설산업의 기본은 인간에서 출발하고 인간이 우선한다'라는 것을 깊이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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