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도 유지 에어컨 가동 줄여
잦은 비로 습도까지 높아
모기 습격에 무좀도 심해져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최모(여·30)씨는 최근 치마 입는 것을 포기했다. 근무시간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최씨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모기한테 물려 무릎과 종아리 등 다리 부위가 붉게 부어올라 성한 곳이 없다. 더위를 많이 타지만 치마 대신 바지를 입기로 했다.
제약회사에서 사무를 맡고 있는 권모(31)씨는 최근 심해지는 발냄새와 가려움 증상으로 피부과를 찾았다. 10년 전부터 발에 각질이 일어나고 가려웠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치료받지 않았다.
그러나 사무실의 높은 온도와 습도는 권씨의 무좀을 악화시켰으며 결국 권씨는 현재 꾸준히 약을 먹고 연고를 바르고 있다.
공공기관과 일부 기업의 사무실에선 직원들이 때 아닌 모기와 곰팡이의 습격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전력난을 막기 위해 적정 온도인 28도를 유지하는데다 잦은 비로 습도가 높아져 모기와 곰팡이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돼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실내온도가 26도가 되면 문을 닫고 에어컨을 가동해 실내 온도를 조절했다.
하지만 올해는 28도가 되기 전까지 에어컨을 가동할 수 없어 환기와 선풍기만으로 더위를 식혀야 해 사무실은 찜통을 방불케 하고 있다.
또 요즘 같은 장마기간에는 잦은 비로 인해 사무실 안의 습도는 곰팡이가 자라는 최적의 환경인 60% 이상을 넘고 있다.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이모(32)씨는 “실내온도가 높아져 직원들이 땀을 많이 흘리는 탓에 모기들이 더 들끓는 것 같다”며 “습도로 인한 곰팡이 때문에 무좀이 심해지거나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통받는 직원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모기자 kmriver@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