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를 파괴하는 외래종이 갈수록 늘고 있다. 외래어종과 외래식물의 생태계 교란이 심각하다. 춘천호와 파로호 등 인공호수에는 외래어종인 배스가 다량 서식한다. 전체 어류 중 배스의 구성비는 계속 늘고 있으나 토착어종인 쏘가리는 점점 줄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춘천 주변 봉의산, 대룡산, 오봉산 등 10개 산에서 확인된 외래식물이 지난 30년간 2배 이상 늘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러다 토종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외래종이 온통 산하를 점령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외래어종은 1960년대 말 이후부터 들여왔다. 당시 내수면 자원 증강에 목적을 두었다. 하지만 배스, 블루길, 붉은귀거북, 황소개구리는 환경에 강한 적응력을 보이면서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붕어, 참게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포식성으로 인해 점령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가시박 등 외래식물도 마찬가지다. 큰 무리를 이루며 왕성한 번식력으로 자생식물의 생육을 방해하고 있다. 외래종이 곳곳에서 빠르게 번식해 이미 토착종과의 균형이 깨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생태계 파괴는 외래종에 국한되지 않는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생태계 훼손이 적지 않다. 도심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곳곳에 온통 붉은 속살을 드러낸 산지가 보인다. 북방계 식물이나 희귀식물이 서식하는 풍혈지역도 망가지고 있다. 이 지역은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이나 무차별적인 개발과 등산객들의 훼손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출입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개병풍, 속새, 왕느릅나무 등 희귀식물 자생지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관련 기관이 뒤늦게 풍혈지역 유지·보존 대책을 내놓는 모양이다.
외래종 확산은 생물 다양성의 위협으로 이어진다. 나아가 '생태계 재앙'으로 치달을 수 있다. 외래종 관리에 당국이 나서야 한다. 미국, 호주, 일본 등은 '침략성 위해 외래종'의 자국 내 유입 방지와 기유입된 외래종의 방제를 위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외래종의 사전·사후 관리체계를 당부하게 된다. 생태계로서의 자연은 인간 없이 존재할 수 있지만 인간은 자연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 생태계의 위기는 곧 인간의 위기로 다가온다. 가속화되는 생태계 교란·파괴를 구경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