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적으로 뱀, 악어들은 그 기괴한 생김새 때문에 사람에게 혐오감을 느끼게 하고 그들의 살육행위 또한 과대하게 보인다. 그들은 사자, 표범, 하이에나처럼 많이 먹지 않고, 먹기 위한 살육도 그리 빈번하지 않았다. 파충류는 냉혈동물이며 포유류처럼 스스로 몸 안에서 열을 만들지 않았다. 그저 외부 온도에 맞춰 추위와 더위에 견디고 있었다. 자기의 몸 안에서 필요한 열을 만들어내는 다른 동물들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먹어야만 했으며 그만큼 많은 살육을 했다. 그러나 파충류는 그렇게 많이 먹을 필요가 없었다. 악어나 뱀이 먹는 먹이는 사자의 3분의 1이면 충분했다.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그건 일반적인 얘기이며 예외가 있었다. 그때 맞붙어 싸우고 있는 놈들이 그런 예외였다. 그놈들은 모두 몇십 년 동안이나 그곳 크루지의 산림과 수변에서 살아오면서 다른 동물을 잡아먹었다. 동물들이란 나이가 일정한 한도가 되면 더 이상의 성장이 멈추고 노쇠해지는데, 악어나 뱀은 나이가 먹을수록 계속 덩치가 커져 괴물이 되었다. 그들은 거대해진 몸에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무자비한 살육을 했다.
그 악어도 그랬다. 그놈의 서식지는 바로 그놈의 사냥터가 된다. 그 두목 악어는 평소 상류에서 떠내려오는 유목이나 낙엽, 마른풀 등 쓰레기에 숨어서 불거진 눈만 수면 위에 내놓고 먹이를 찾는다. 따라서 그 인근을 지나가는 동물들은 그놈의 모습을 보지 못해 그놈의 밥이 되었다. 그 두목은 수심이 1m도 안 되는 물가에까지 나와 물을 마시러 오는 동물들을 덮치기도 했다. 캡틴 아란은 그놈이 물가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물소 새끼를 덮치는 것을 본 일이 있었다. 물소 새끼는 거의 다 자란 놈인데 어미의 경고를 듣지 않았다. 악어가 그놈을 덮쳤다. 악어는 거의 2m 높이를 뛰어올랐다. 악어는 갑옷을 입고 있었으며 몸무게가 1톤이 넘었는데도 그렇게 도약했다. 마치 탱크가 비행기처럼 공중을 날아오르는 것 같았다. 악어는 물소의 목덜미를 덥석 물고 깊은 곳으로 끌고 들어갔다. 악어는 급히 몰려온 다른 악어와 함께 물소를 처분했다. 악어의 이빨은 먹이를 찍어 물기도 했으나 그걸 절단하지는 못했으므로 먹이를 꽉 물어놓고 자기의 몸을 비틀어 그걸 절단했다. 악어들의 몸이 스크루처럼 회전하고 물소의 몸이 갈기갈기 찢어져 피와 육편(肉片)이 뿌려졌다. 몸서리나는 광경이었다. 악어는 같은 파충류인 뱀도 잡아먹었다. 몸이 기다란 뱀은 물속에서는 잡기가 쉬운 먹잇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