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 녹아 흐른 물 얼어붙는 '블랙아이스' 현상 발생
설 연휴 짧고 한파 계속돼 차량 수만대 안전 위협
설 연휴를 앞두고 폭설에 이은 한파로 도로가 빙판으로 변하자 귀향길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영하 11.6도의 한파가 몰아친 7일 오전 춘천시 신동면 경춘 국도 의암교 720m 구간에 폭 1m가량의 빙판길이 형성돼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의암교 인도변에 쌓인 눈이 녹으면서 다리 위로 흘러내린 뒤 영하의 날씨에 꽁꽁 얼면서 빙판길이 만들어진 것이다. 차량들은 다리에 진입하는 구간부터 갑자기 나타나는 빙판에 깜짝 놀라 급하게 차선 변경을 하는 등 곡예 운전을 했다.
3㎞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춘천시 신동면 팔미교도 150m가량 구간에 1m 가량의 빙판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해당 도로는 경기도와 춘천, 홍천 등을 잇는 도로로 명절이면 수만 여대의 차량이 지나는 곳으로 안전을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
주민 박모(55)씨는 “올겨울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려 아침마다 도로가 얼어 사고 위험이 높다”며 “도로가 얼지 않도록 염화칼슘을 추가로 뿌리는 등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설 연휴 기간이 짧을수록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안전공단이 7일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최근 5년 동안 설 연휴 교통사고 발생현황을 분석한 결과 연휴가 5일일 때보다 3일일 경우 교통사고가 더 많이 일어났다.
설 연휴기간이 3일이었던 2007년과 2010년은 각각 443건, 451건, 연휴가 5일이었던 2008년은 372건, 2011년은 381건으로 하루 평균 사고 건수가 크게 웃돌았다. 또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노면 상태별 교통사고 치사율을 보면 습기 3.2%, 결빙 2.9%, 건조 2.3%, 적설 1.8%로 빙판길 치사 위험이 높다.
이번 설은 연휴기간이 3일인 데다 최근 폭설에 한파까지 이어져 연휴 내내 빙판길이 녹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다리 주변, 터널 입구, 커브길, 강 주변 등에서 안개와 방치된 등으로 일명 '블랙아이스' 현상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중섭 교통안전공단 강원지사 안전지도과장은 “올겨울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려 낮에 녹은 눈이 아스팔트 틈새에 스며들었다가 밤 사이 얼어버려 빙판길이 형성된다”며 “계속된 폭설과 한파로 설 연휴 도로가 미끄러운 만큼 운전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호기자 knu10@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