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춘천]“배후령터널 희뿌연 연기 놀라지 마세요”

내외부 온도차로 안개 형성

내부 대기상태엔 문제 없어

운전자 이모(38·춘천시)씨는 춘천과 화천을 연결하는 배후령터널의 내부를 지날 때면 차창 밖 풍경이 뿌옇게 보이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한 달에 한두 번 이 도로를 이용하다 보니 한때려니 했는데, 직장 동료나 친척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 그는 자동차 밖으로 보이는 뿌연 것이 '혹시 먼지나 분진은 아닐까. 터널 내부의 공기가 오염된 것은 아닐까'라는 의심을 가졌다.

국내 최장 터널인 5.1㎞의 배후령터널이 지난 3월 개통된 뒤 이씨 뿐 아니라 많은 운전자가 터널 내부 현상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이 같은 오해가 커지자 도로관리 기관이 '분진이나 먼지가 아닌, 터널 내외부의 온도 차이에 의한 수증기 생성, 즉 '안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최장인 배후령터널은 30도를 오르내리는 여름철 터널 안팎의 온도 차이가 최대 10도까지 벌어진다. 터널 내부로 갈수록 차이가 커지다 보니, 터널의 가운데인 2.5㎞ 지점에서 '안개'가 더욱 심하게 발생한다.

국토청 관계자는 “터널 내부에서 자동대기측정 시스템이 작동되는 만큼 분진이나 먼지 등 공기오염에 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일례로 터널 내부의 횡류식 공기순환시스템을 쉼없이 가동했는데, 오히려 증상만 심해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내 최장의 길이답게 터널 안팎의 온도 차이에서 비롯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배후령터널의 안개는 마치 동양 최대 사력댐인 소양강댐의 수심이 100m에 달해 표층과 심층의 온도 차이가 심하고, 이 차가운 물이 소양강과 만나면 온도 차이로 '안개'가 자주 발생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국토청 관계자는 “운전에 방해가 될 만큼 심한 상황은 아니지만, 운전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터널 내 LED나 플래카드 등을 통한 홍보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류재일기자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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