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라벤' 오늘 오전 제주도 상륙
내일 오전부터 도내 영향권
최대풍속 초속 53m 위력
큰바위까지 날려버릴 초강풍
수도권·영서지역 큰 피해 우려
제15호 태풍 볼라벤(BOLAVEN)이 몸집과 위력을 불리며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볼라벤은 일본 오키나와를 지난 26일 오후 현재 중심기압 92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53m의 초대형 태풍으로 발전했다. 볼라벤은 위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27일 오전 제주도에 상륙해 28일 오후 서울 서쪽 해상에 상륙할 땐 최대풍속이 43m로 약화되겠지만 여전히 태풍 매미 이상의 위력을 보일 전망이다.
도내의 경우 28일 오전부터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시작해 북한 청진으로 빠져나가는 29일 오후까지 안심할 수 없다.
볼라벤의 강풍은 시속으로 환산할 경우 180㎞에 달한다. 이는 시속 180㎞로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얼굴을 창문 밖으로 내미는 것과 비슷한 바람이 분다고 보면 된다.
태풍 루사가 우리나라에 상륙할 당시 최대풍속은 초속 33m였으며 매미는 초속 40m였다. 기상청은 초속 15m의 바람이 불 경우 건물의 간판이 떨어질 수 있고 초속 25m에는 지붕이나 기왓장이 뜯겨 날아간다고 설명했다. 초속 40m의 강풍은 사람은 물론 커다란 바위까지 날려버릴 수 있다.
볼라벤은 발생시기와 경로에서도 루사, 매미를 떠올리게 한다.
도내 재산피해만 2조5,000억원이 발생한 2002년 루사의 경우 9월5일, 2003년 매미는 9월6일에 상륙했다.
루사와 매미는 남해안으로 상륙해 동해로 빠져나가며 태풍의 오른쪽 위험반원에 위치한 영동지역에 큰 피해를 줬다. 반면 볼라벤은 서해안을 관통한 후 동쪽으로 진로를 약간 틀어 태풍의 오른편인 수도권과 영서지역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볼라벤의 위력이 워낙 강하다보니 두 개의 태풍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후지와라 효과로 더 큰 피해를 낳을 수도 있다. 앞서 발생한 14호 태풍 덴빈은 당초 볼라벤에 밀려 대만쪽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26일 대만을 스친 뒤 180도 급선회하며 볼라벤을 따라 다시 우리나라 방면으로 북상하고 있다.
후지와라 효과란 2개의 태풍이 1,200㎞이내로 가까워지면 서로 합쳐지거나 큰 태풍을 따라가는 등 진로와 강도가 급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현재로선 볼라벤과 덴빈이 합쳐지거나 잇따라 상륙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며 태풍이 한반도쪽으로 가깝게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며 “서해에 진입한 뒤 이동속도가 빨라지는 등 여러 가능성이 있어 기상특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최기영기자 answer07@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