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A형간염-강릉' `브루셀라증-횡성'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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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전국 최초 질병지도 (2)발병현황·원인]

말라리아 61.6% 철원 집중 같은 접경지 고성의 10배

수두 전체 환자 60% 춘천 원주 강릉서 발생 '도시형'

■A형간염 강릉에서 많이 발생

질병지도 분석 결과 도내 A형간염 환자 3명 중 1명은 강릉에서 나왔다.

A형간염은 물과 음식 등 주로 입으로 전염되는 경구(經口) 감염병으로 지난해와 올해 6월18일까지 도내 전체 환자 중 35%가 강릉에서 나왔다.

전문의들은 강릉에 A형간염 환자가 많은 이유로 관광지라는 특성과 지역의 식습관 등을 꼽았다.

석기태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A형간염은 전염성이 워낙 강해 인구 이동이 많은 관광지에서 발병위험이 더욱 높아진다”며 “별도의 조리과정 없이 물로 세척하거나 손으로 조리하는 음식이 많은 바닷가 지역의 식습관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결핵은 강릉은 물론 동해·삼척 등 동해안 남부권에서 많은 환자가 나왔다. 치사율도 7%에 달해 철저한 방역과 예방정책이 필요한 질병이다. 방역전문가들은원인에 대해 좀 더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 지역의 인구구성을 언급했다.

신상숙 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관리과장은 “강릉지역을 위주로 환자가 많이 발생한 것은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지만 지역의 고령화 현상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철원 말라리아 많아

지난 5년간 도내 말라리아 환자의 61.6%는 철원에서 나왔다. 북과 맞닿아 있고 면적이 비슷한 고성과 비교해도 10배나 많다. 이는 평야가 넓은 철원의 지형적 특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은택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말라리아 전공)는 “철원은 화천 양구 고성 등 다른 접경지보다 습지가 많고 평야가 발달돼 있어 매개모기들이 서식하기에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삼일열 말라리아가 주로 발생하며 열대열 말라리아에 비해 증상이 가볍고 치료가 쉬운 편”이라고 했다.

■수두 유행성이하선염 '도시형 질병' 쯔쯔가무시 '농촌형 질병'

지난 5년간 수두 환자는 1만3,151명으로 7개 질병 중 가장 많았다. 수두의 경우 도내 전체 환자 중 30.2%가 원주에 집중됐으며, 춘천 원주 강릉에서 60%에 달하는 환자가 발생했다. 반면 양구 74명 인제 92명을 비롯해 군 지역에선 환자가 많지 않았다.

볼거리로 알려진 유행성이하선염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원주에서 도내 전체 환자의 26%가 나왔고 속초 17% 춘천 14% 강릉 10% 동해 8% 등 시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현상을 전문의들은 '깨끗한 환경의 역설'이라고 지적한다.

석기태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농촌의 경우 어릴 적 주변에서 토양과 물 등을 자주 접하며 자연스레 면역력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도시는 지나치게 깨끗한 환경으로 면역이 생성되지 않고 농촌 아이들보다 학원과 어린이집 등 좁은 공간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각종 질병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풀숲의 진드기 유충이 매개체인 쯔쯔가무시는 춘천 원주 강릉 등 도농 복합도시와 철원 홍천 횡성 등 농업이 발달한 지역에서 주로 나타났다. 동해와 속초 태백 등 읍·면이 없는 시 지역은 환자가 10명도 되지 않았다. 또 멸균되지 않은 우유나 감염된 소·돼지를 통해 감염되는 브루셀라증은 축산농가가 많은 횡성에서 주로 발생했다.

최기영·강경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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