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세계적 멸종위기종 광릉요강꽃 화천서 대량 증식

◇화천 비수구미 희귀식물 보존·복원시험지에서 자라고 있는 세계적 멸종위기종 광릉요강꽃.

비수구미 보존·복원시험지에서 1년 동안 201개체 늘어

국립수목원 “뿌리로 번식 추정 자생지 보호대책 필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종이자 환경부 법적보호 1급 식물인 광릉요강꽃(Cypripedium japonicum Thunberg)이 화천에서 대량 증식되고 있는 것이 17일 현장 취재에서 확인됐다.

화천군 화천읍 동촌2리 비수구미의 희귀식물 보존·복원시험지 관리인에 따르면 이 지역에 서식 중인 광릉요강꽃이 지난해 341개체에서 542개체로 201개체가 늘어났다.

지난 5일께 개화한 광릉요강꽃이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는 이곳은 광릉요강꽃의 자생지는 아니다. 과거 평화의 댐 건설 당시 도로 등이 파헤쳐져 자생지가 파괴되자 한 주민이 이곳에 이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광릉요강꽃은 난초과의 낙엽성 다년생 식물로서 잎과 꽃의 모양에 따라 치마난초 또는 큰복주머니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대만에만 분포하는 동아시아 특산식물 종으로 국내에서는 1931년 경기도 광릉 지역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최근에 전북 무주군 덕유산과 경기도 가평군, 강원도 화천군, 충북 영동군, 전남 광양시 등지에서 광릉요강꽃의 자생지가 확인되고 있으나 자생지 대부분이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립수목원은 멸종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으로 지정해 관리 중이다.

현재 전국에 대략 800여개체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국립수목원이 2009년부터 광릉숲 소리봉에서 27개체로 복원사업을 시작해 현재 38개체까지 증식에 성공했다.

정재민 국립수목원 박사는 “화천에 서식 중인 광릉요강꽃은 열매나 종자가 아닌 뿌리로 번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립수목원에서는 종자에 의한 번식을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광릉요강꽃의 자생지가 알려지면서 훼손 우려가 크다”며 “자생지 보호를 위한 관리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화천=김준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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