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Social Network Service)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마이스페이스 등은 2년 전만 해도 생소했지만 단기간에 폭발적인 성장력으로 엄청난 사회적 영향을 갖게 됐다.
사람 간 관계를 기반으로 실시간 장소에 제약 없이 능동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한 SNS의 특성상 앞으로 이를 통한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SNS… 강력한 무기
지난 8월 영국 런던의 폭동이 발생했을 때 영국 정부와 경찰은 SNS를 폭동의 진원지로 지목했다.
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며 늘어난 시위대는 진압 경찰을 피하며 마치 활빈당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했다. 이 폭동의 시발점이 된 경찰 총격 사망자에 대한 추도 행진도 SNS를 활용하며 처음 가족과 친척에서 곧 수백여명으로 늘어났다. 폭동이 끝난 뒤 영국은 정부기술 전문가를 동원, 선동한 이들을 추적해 기소했다. 또 소셜미디어 사용을 차단하는 대책을 세웠다가 강력한 반발에 한 발 물러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올해 초부터 시작된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재스민혁명도 SNS가 독재정권과 군인의 총칼보다 강력한 무기였다.
일부에서는 정권 교체가 정치적 억압, 궁핍한 경제 현실 등에 불만과 민주주의를 향한 갈망이라고 규정했지만 SNS가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최근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the Wall Street)'는 구호로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뉴욕 월가 주코티 공원 곳곳에서도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의 전자 기기들이 널려 있다.
월스트리트 시위는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을 타고 빠르게 전세계에 생중계되고 있다.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본떠 시카고를 점령하라, 로스앤젤레스를 점령하라 등의 모토를 가진 페이스북 사이트가 잇달아 출범하고 있고 연대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 시위 열기는 국경을 넘어 캐나다, 멕시코, 유럽, 일본 등 세계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SNS는 최근 전 세계의 시위나 혁명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시위를 조직해 지지세력을 모으면서 생각을 공유하고 공동의 적을 목표로 설정, 공격하는 모든 행동이 SNS로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연령대가 10~20대로 SNS에 익숙한 젊은층이라는 것도 SNS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을 알 수 있다.
■ 태풍의 눈
우리나라에서도 SNS 열풍은 마찬가지다.
실례로 정치 분야에서는 지난해 6·2 지방선거와 10·28 보궐선거 당시 투표율이 낮을 것을 우려한 젊은 SNS 유저들이 '투표 인증샷'을 올리며 투표를 독려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이같은 SNS 영향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와 산업 분야에도 큰 변화를 몰고 와 '소셜커머스'라는 공동구매의 새로운 형태가 등장했다. SNS를 기반으로 소비자와 생산자의 직거래는 대폭 증가하고 있다. SNS를 이용한 마케팅도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가장 일반화한 형태는 공연 정보와 뒷이야기를 소개해 관객의 기대감을 높이는 백스테이지 공개형이다. 기본적으로 작품에 호감이 있는 팬, 즉 계정의 팔로워를 상대로 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마케팅도 활발하다. 또 기업들도 SNS의 올바른 활용과 저변 확대를 위해 전담인원을 운영하는 등 SNS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업의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 진화하는 SNS
이 같은 SNS의 대중화는 사실 기반의 사회가 신뢰 기반의 사회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상하 구조와 위계질서가 존재하는 현실세계의 조직에서도 점차 수평적 네트워크가 중요하게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이다.
SNS는 앞으로 위치기반서비스(LBS:Location Based Service)와 증강현실 등 신기술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또 한 번 진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개별 서비스가 아닌 이를 하나로 묶는 새로운 통합 커뮤니케이터(UC)도 각광받는 등 SNS를 활용한 가치와 상품이 우리 사회의 태풍의 눈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하위윤기자 faw4939@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