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병한 신종플루 대표적
2~3년 새 큐열·뎅기열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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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 이미 토착화한 상태
농작물도 새로운 병충해 기승
급격한 기후 변화와 온난화 현상은 각종 열대 전염병의 창궐, 가축 질병과 농작물 병충해 확산 등 2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도시화로 전염병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해외여행이 잦아지며 신종전염병의 유행에 대한 사회적 불안도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새로 발생한 신종전염병을 뜻하는 4군 전염병인 큐열은 2008년 도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지난해에도 2명의 환자가 보고됐다.
큐열은 1935년 호주 퀸즐랜드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전염병으로 그동안 북중미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많이 볼 수 있었다.
역시 4군 전염병인 뎅기열도 2007년 7월 원주에서 첫 환자가 나온 이후 지난해 8월 원주에서 1명, 12월 평창에서 1명 등 꾸준히 환자가 보고되고 있다. 뎅기열은 아프리카, 남태평양 등 열대지역의 풍토병이지만 해외여행이 증가하며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말라리아는 이미 토착화한 상태다.
말라리아는 올해 현재까지 138명의 환자가 보고돼 지난해 전체 환자인 154명의 90% 수준에 달하고 있다.
특히 철원 81명, 화천 17명, 고성 16명 등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환자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도내에서만 2만여명 이상 감염된 신종플루는 신종전염병이 재난으로 진화한 대표적인 사례다.
끝난 줄로만 알았던 신종플루 공포는 지난달 28일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한국인 30대 남성이 신종플루에 감염돼 숨지는 등 인도, 뉴질랜드, 호주, 태국, 말레이시아에서 신종플루가 다시 유행하며 여전히 진행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31일 이들 지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농작물과 해양생물도 새로운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집중호우 시 빠른 속도로 번지는 벼 흰잎마름병은 2004년부터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해 지난해 7.1㏊로 큰 피해를 입혔으며 발생시기도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
동남아시아에 주로 서식하는 주홍날개꽃매미는 지난해 춘천, 원주 등에서 처음 발생하기도 했다.
지중해담치와 인도양이 고향인 주걱따개비, 미국 동부 앞바다와 멕시코만 북부에서 건너온 주름미더덕 등의 외래 해양생물도 이상기온으로 알맞은 서식환경이 조성된 동해 앞바다에 정착해 해양생태계와 항만 시설물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도 관계자는 “기후 변화는 물론 사회환경의 변화에 따라 신종플루와 같은 전염병, 사이버 테러, 개인정보 유출 등의 예기치 못한 새로운 재난 유형이 나타나고 있다”며 “삶의 질이 좋아지며 도민들의 안전에 대한 욕구가 큰 만큼 새로운 재난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최기영·박진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