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부터 “돈을 잃으면 작게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크게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명예가 아무리 높아도 건강을 잃은 다음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으니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소중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으로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약보(藥補)보다는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 행보(行補))가 낫다”라고 했다.
청정도시 춘천은 사계절 모두 걷기에 안성맞춤인 도시지만 요즘은 자칫 지루하기 쉬운 행보 대신 약간의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 자전거 타기에 푹 빠져있다. 낙엽이 지는 가로수를 바라보며 신선한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출퇴근길 자전거는 그야말로 기쁨과 행복, 설렘 그 자체이다.
중학교 때 입학선물로 아버지께서 사준 자전거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에는 마을에 자전거가 고작 두 대뿐이라 친구들의 부러움 속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중학교 3년 내내 그 자전거를 이용하여 통학을 했다. 이런 자전거에 대한 나의 사랑은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 세발자전거를,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두발자전거를 선물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항상 네 대의 자전거가 있었고 아내를 뒤에 태우고 세 명의 아이들과 자전거로 마을을 도는 것이 빼놓을 수 없는 내 삶의 기쁨이었다. 이런 자전거에 대한 사랑을 적은 글이 새마을운동중앙회에서 주관하고 에너지관리공단에서 후원한 '친환경 자전거타기' 수기 공모 개인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으니 나의 자전거 사랑이 남다르긴 한가 보다.
바야흐로 세계는 경제와 환경의 조화를 요구하는 녹색성장의 시대이며, 우리도 이제는 지구환경과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오염없는 경제성장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때문에 생활 속의 작은 실천을 모아 에너지 절약이 상식이 되는 문화를 구축하고 에너지를 덜 쓰는 저탄소 경제를 구현하는 것은 현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소명인 이때에 자전거 타기 활성화는 매우 의미 깊다고 생각한다. 자전거는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고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음은 물론 소음도 발생하지 않는 환경친화적인 참 좋은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는 이제 낯선 용어가 아니다. 우리는 기후의 변화를 나날이 피부로 느끼면 살고 있다. 예전 같으면 이맘때 한국은 눈부시게 파란 가을 하늘 아래서 단풍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초등학생들의 도화지 속의 하늘색이 파랑색에서 회색으로 바뀌고 있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환경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이제 인류 공통의 위기에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절실히 느낀다. 200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라젠드라 파차우리 유엔정부간기후변화(IPCC)의장은 '자전기 타기', '육식하지 않기', '검소한 소비자 되기'가 지구 온난화를 멈출 수 있다고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후손에게 잠시 동안 빌려 쓰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무분별하게 환경을 훼손하는 행위는 우리 세대의 불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세에게까지 그 불행을 넘겨주는 것이므로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세상, 이것이 우리의 바람이며, 함께 이루어 나가야 할 우리의 과제이자 사명인 것이다. 이제 지구 온난화 방지와 에너지 절약, 건강을 위해 타면 탈수록 행복에너지로 전환되는 자전거를 타자.
김영규 강원지방병무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