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당 최고 33㎜ 쏟아져 침수 고립 속출
하천 범람·교통 통제·조업 차질·댐 방류
장마전선 남하 오늘 맑아 12일 다시 영향
시간당 최고 33㎜의 강수량을 기록한 9일 도 전역에 폭우가 쏟아져 빗길 교통사고로 2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등 곳곳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10일 새벽 남부지역으로 밀려나 도 전역은 맑겠지만 12일부터 다시 북상해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했다.
■교통통제·침수·산사태·고립
9일 오후 2시30분께 춘천시 신동면 혈동리 오봉마을 입구에서 토사와 빗물이 도로로 쏟아져 내려 신동면 혈동리와 남산면 광판리 국도 70호선 4㎞가량이 통제됐다.
삼천동 멸공훈련장 인근 도로에서는 가로수가 유실돼 30여분간 교통이 통제됐으며 남산면 강촌리부터 서천리 구간 10㎣ 의암댐 방류로 침수됐다. 특히 오는 15일 개통을 앞둔 서울~춘천 고속도로 미사터널에서 추곡터널 구간 사이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고성에서는 오후 2시21분께 미시령 관통 도로 톨게이트 인근 계곡에서 야영중이던 김모(51·충북 진천군)씨와 또 다른 김모(여·52·〃) 박모(여·57·〃)씨 등 일행 3명이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에 고립됐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1시간여 만에 구조됐다.
원주에서는 오후 1시40분께 태장 2동 현충탑 인근 현충로에서 강풍에 부러진 30여m 높이의 가죽나무가 도로를 덮쳐 관계자들이 복구작업을 벌였다. 이에 앞서 오전 11시30분께 명륜1동 산 1번지에서 아카시아 나무가 쓰러지면서 홍모(61)씨의 집을 덮쳐 지붕과 창고 등이 파손됐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원주공항 항공기 결항으로 제주에서 원주로 오려던 탑승객 52명과 원주에서 제주로 향하려던 탑승객 130여명이 불편을 겪었으며 동해안 일부 지역에서는 선박들이 조업에 차질을 빚었다.
강릉에서는 오후 5시께 남대천이 범람해 회산교가 잠겨 이 지역 차량 소통이 전면 통제됐다.
평창에서는 오후 5시께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오대산 인근 계곡물이 범람하면서 월정사에서 상원사를 잇는 도로 500여m가 물에 잠겨 상원사 관계자 등 7명이 고립, 상원사 내에 대피중이다.
■장마전선 남하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9일 새벽 2시부터 내린 비로 오후 7시 현재 홍천에 228.5㎜를 비롯해 춘천 200.5㎜, 횡성 187.5㎜, 강릉 128㎜, 원주 100.5㎜의 강우량을 각각 기록했다.
영서지역과 영동지역에 발효됐던 호우주의보와 호우경보는 이날 오후 7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으며 이번 비는 10일 새벽까지 지역별로 5㎜에서 최대 20㎜까지 더 뿌리다가 그치겠다.
많은 비를 뿌렸던 장마전선은 10일 남쪽으로 내려가 도 전역은 다시 맑겠다. 하지만 이 장마전선이 12일 다시 북상, 14일까지 도 전역에 많은 비를 뿌릴 전망이다.
■빗길 교통사고
이날 오후 1시30분께 군인 6명을 태우고 철원군 갈말읍 문혜리 목련공원 인근을 지나던 SUV 차량이 도로 옆 25m 아래 하천으로 추락해 뒤집어졌다. 이 사고로 모 부대 소속 강모(20) 이병이 숨지고, 이모(21) 일병 등 5명이 다쳐 출동한 철원소방서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앞서 오전 8시30분께 정선군 임계면 골지리 국도 35호선에서 권모(43·양양)씨의 1톤 화물트럭이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도로 경계석을 들이받고 넘어가 조수석에 타고 있는 최모(51·양양)씨가 숨지고 권씨 등 2명이 크게 다쳤다.
■댐 방류
한강 상류지역 댐들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수문을 열었다.
춘천댐은 수문 10개를 9.1m 열어 시간당 1,214톤, 의암댐은 수문 5개를 19m 열어 시간당 2,768톤을 각각 방류했다. 소양강댐은 제한수위 185.5m에 크게 못 미치는 166.51m에 그쳐 당분간 방류 계획이 없다.
하지만 이번 비는 최근 기승을 부린 멸강나방 유충 등 병해충과 물부 족에 시달린 농가에는 단비가 됐다.
도 관계자는 “최근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5%가량 부족했는데 이번 비로 농작물의 생육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최근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멸강나방 유충은 습도가 높아지거나 큰비가 내리면 자연 소멸돼 이번 주를 고비로 피해가 한풀 꺾일 것” 이라고 말했다.
신형철기자 chiwoo1000@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