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가나다順)
△백운기 국립중앙과학관 연구관(조류학박사)△송호복 강원대 생물학과 강사(어류학박사)
△안승락 국립중앙과학관 학예연구실장(곤충 학박사)△이정희 국립수목원 연구원(식물분류학박사)
창간 63주년을 맞은 강원일보사는 국내 언론사상 유일하게 금강산을 생태학적으로 집중 보도하고 있다.
2006년 6월부터 외금강, 해금강일대를 탐사해 11회에 걸쳐 심층 보도를 했다.
이어 올들어서도 세존봉, 수정봉코스 등을 답사, 금강산 생태탐사를 보도했다.
탐사단은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길이 중단되기 전 각계전문가들과 두차례 답사를 통해 내금강의 자연생태 모습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했다.
유일한 분단도인 강원도의 북 금강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남다르다.
중단된 관광길이 이어지길 기대하며 동행취재한 각 생물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다.
백운기 “3년전 탐사 때보다 조류 종수와 개체수 많이 기록돼”
송호복 “동금강천에 산다는 모샘치 존재 확인 못해 안타까워”
안승락 “내금강은 외금강보다 북방계 곤충 많고 희귀종 서식”
이정희 “관광길 중단 동일지역 식물 간격두고 관찰 못해 아쉬워”
■남 강원도와 마찬가지로 북 강원도도 영동과 영서로 구분돼 있다.
금강산도 내금강과 외금강으로 영동, 영서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들 구분이 자연 생태적으로 어떤 특성을 보이고 있는가.
송호복 강사= 우리나라 어류분포는 영동과 영서지방 사이에 확연한 차이가 있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영서지방의 어류는 황허강으로부터 영동지방의 물고기는 아무르강(헤이룽강)으로부터 기원되어 조상의 뿌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내금강 계곡은 황허로부터 기원한 계류성 어류들이 산다.
금강모치, 버들치, 갈겨니, 퉁가리, 꺽지 등이 주종을 이룬다.
반면 외금강쪽 하천은 버들개, 버들가지, 북방종개,등의 상류성 어류와 바다를 오가거나 바다에서 기원한 산천어, 은어, 황어, 큰가시고기, 잔가시고기 등이 살고 있다.
하천쟁탈에 의해 영서에서 이입된 것으로 추측되는 피라미, 금강모치, 미유기 등도 함께 살고 있다.
남측의 양양 남대천과 강릉남대천, 연곡천 등에 살고 있는 피라미, 미유기, 꺽지, 퉁가리 등은 인위적으로 영서에서 영동으로 옮겨진 종들이다.
안승락 실장= 외금강의 곤충상은 희귀종이 서식하기 보다는 일반적으로 쉽게 관찰되는 종이 분포하는 반면 내금강 일대는 북방계 곤충들이 다수 분포하고 희귀종이 확인되는 등 확연하게 구분된다.
백운기 연구관= 외금강지역의 경우 조류가 서식하기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초지성인 노랑턱멧새, 참새 등과 나무구멍이나 돌틈과 같은 작은 구멍에 번식하는 산림성조류인 박새류의 관찰빈도가 높았다.
산간계곡의 물가에 서식하는 물까마귀와 하천에 서식하는 할미새류 및 매사촌, 검은등뻐꾸기, 두견이 등의 두견이과 조류들과 붉은가슴울새, 울새, 진홍가슴, 쇠유리새, 흰배지빠귀 등의 지빠귀과 조류 등이 다양하게 관찰됐다.
내금강지역은 산림성 조류인 박새 관찰 빈도가 높았고 산간계곡은 하천의 물가에 서식하는 물까마귀, 할미새종류가 관찰됐다.
조사지역이 좁고 단편적인 관계로 외금강지역과 큰 차이는 있지만 서식조류상은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희 연구원= 내금강에서만 관찰된 종은 금강개박달나무, 생열귀나무 등 74종으로 약 13.4%에 해당하며 외금강지역에서만 관찰된 식물은 잎갈나무, 바위솜나물, 금강초롱, 만리화 그리고 고도가 높은 산마루에서는 누운잣나무 등 352종으로 63.7%이다.
이는 외금강지역의 면적이 내금강보다 관찰로의 길이가 다소 길고 식물의 서식지가 다양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귀화식물은 개망초, 서양민들레 등 21종으로 관찰된 전체 식물종의 약 3.8%이고 내금강 지역은 달맞이꽃, 말냉이 등 7종으로 3.5%이다.
특히 외금강 지역중 귀화식물이 높게 나타난 곳은 유동인구가 많은 금강산호텔주변에서 온정각까지인 반면, 등반객의 출입이 제한되어 있는 세존봉코스는 귀화식물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강원일보는 2차에 걸쳐 금강산 생태 탐사를 실시했다.
1차 조사와 2차 조사를 비교한다면 어떤 특징이 있는가.
송박사= 하천의 환경이 바뀌면 서식하는 물고기들의 종류도 변화가 온다.
1차 방문시에는 대규모 수해로 인해 하천이 많이 망가져 있었지만 자연적변화는 비교적 쉽게 회복되는 복원력을 갖고 있어 염려가 되지 않는다.
북측의 식량사정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산비탈의 개간이 대규모로 진행돼 집중호우시 많은 양의 토사가 하천을 망가트릴 위험에 노출돼 있다.
큰 돌이나 자갈로 이뤄진 상류하천 바닥이 토사에 매몰되면 물고기 서식환경은 크게 나빠져 개체수 감소로 이어질 위험이 많다.
백박사= 올해 봄철 금강산조사에서 관찰된 조류는 총 40종 188개체 였으며 3년 전인 2005년 봄 조사(37종 126)때보다 종수와 개체수가 많았다.
조사 범위에 있어서 2005년 봄 조사 때 포함된 해금강과 삼일포 등의 동해안 지역이 올해는 제외 되는 등 차이는 있으나 조류상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박사= 2차에 걸쳐 조사된 현화식물은 이미 보고된 714-800종 중 62.8%-77.5%에 해당하는 85과 553종으로 국화과, 장미과, 백합과, 벼과 등의 분류군이 다양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중 내,외금강에서 공통으로 관찰되는 종은 남측에서와는 달리 가는 잎나무가 교목성으로 계곡 주변에 분포하고, 함박꽃나무, 참조팝나무 등 127종으로 2회에 걸쳐 금강산에서 관찰한 전체식물의 30%를 차지했다.
외부요인에 의해 관광길이 중단돼 동일지역 식물을 간격을 두고 관찰하지 못해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안박사= 올해 확인된 종수는 약 200여종으로 배가량 더 많이 확인했다.
올해는 조사 횟수가 1회 더 많았고 시기가 적절해 여러 희귀종을 확인 한 것을 제외하고는 3년전과 차이가 없다.
이것은 제한된 숙박시설로 금강산을 찾는 관광객이 연중 일정한 수로 분산되고 또한 제한된 탐방시설로 이용하기 때문에 자연생태계 훼손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남북 교류의 상징이던 금강산 관광길이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중단됐다.
내금강 생태탐사에 참가하면서 보고 느꼈던 점은 어떤 것이 있는가.
송박사= 금강산은 남강원도와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더군다나 물속의 어류를 채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란 더욱 어렵다.
같은 고성군에 속에 있는 북측 남강이나 간성의 북천과 같이 지리적 접근성이나 북한강의 상류인 내금강의 물이 남으로 흘러 내려오는 하천의 연결성을 보면 설악산 계류에 사는 물고기나 금강산 계류에 사는 물고기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분단으로 인해 반세기가 넘게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던 지역을 탐사하는 것은 과거 문헌에만 기록되어 있던 특정한 물고기의 존재 유무의 확인하고 어류 서식현황과 하천의 자연성 등을 파악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특히 고성 남강에서 채집된 금강모치와 미유기, 피라미 등은 자연현상인 하천쟁탈에 의해 영서의 물고기가 영동으로 옮겨간 것임을 추측해 보는 귀중한 단서를 제공했다.
남측에서는 서식하지 않지만 1930년대 문헌에 나와 있는 내금강 장안사 앞 동금강천에 살고 있다는 모샘치의 존재를 여러 가지 제약으로 확인하지 못해 아쉽기도 하다.
안박사= 지금까지 금강산에서 보고 된 곤충들은 약 300여종이 된다.
이번 생태탐사단 조사를 통해 약 200여종의 곤충들을 확인했다.
확인된 곤충들 가운데 딱정벌레류가 64종(32%)으로 가장 종다양성이 높게 나타났다.
이중 우리나라 미기록종으로 추정되는 바구미(가칭 금강산바구미) 발견과 주로 휴전선 이북에 분포하는 큰주홍부전나비 집단 서식지 확인과 희귀한 초원하늘소를 비롯하여 남측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다수의 북방계 곤충을 확인했다.
서식하는 곤충들의 종 다양성을 볼 때 금강산의 자연생태계는 전반적으로 건강하고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백박사= 금강산 조사는 관광객들에게 허용한 지역만 조사를 해야 하는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좀 더 정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본 조사를 통해 민족의 명산인 금강산의 자연생태 현황과 앞으로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수집할 수 있었다.
좀더 확대된 지역에서 조사가 이뤄진다면 금강산의 보호와 관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박사= 금강산의 식물분포는 일반적으로 해발고도 300∼400m아래는 금강소나무가 주로 분포하는 소나무림, 해발 300∼800m는 침엽수와 활엽수의 혼성림, 800m이상은 활엽수립으로 구분된다.금강산 중 탐사단이 조사한 지역은 내금강, 외금강의 구룡연, 만물상, 수정봉, 세존봉으로 제한됐다.
제한된 등산로를 따라 식물을 관찰하고 목록을 작성한 기쁨도 잠시 관찰한 식물에 대해 증거표본을 수집할 수 없어 안타까움이 더했다.
김남덕기자ndkim@kwnews.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