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습지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며 하천의 물을 저장하고 기후변화를 완화해 주는 등 중요한 기능을 한다.우리나라에서 환경올림픽인 제10차 람사르 총회가 열리는 것도 습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그간 관리 소홀과 무차별적인 개발로 사라졌거나 기능을 상실하고 소실 위기를 맞은 습지가 한두 곳이 아니다.‘녹색댐’인 이곳을 원시 상태 그대로 보호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도내에 분포하는 습지로는 DMZ 주변의 12곳이 대표적이다.비무장지대 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최근 연구에서는 이들 지역을 천연자원의 보고로 평가했다.다양한 생물이 풍부하게 살고 있고 희귀종이 다량 서식한다.그러나 겉은 멀쩡해도 속은 엉망인 곳이 늘고 있다.국내 유일의 고층 습원인 대암산 용늪이 그러한 예다.습원이 말라가고 군락지가 훼손돼 신음하고 있다.망가진 습원의 원형을 되찾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도 한계다.
철원 월정리역 주변 습지도 사정은 비슷하다.농지 개간으로 가장자리가 많이 깎였다.철원평야 논 습지는 석축이 습지와 산기슭 사이를 가로막는 바람에 생명체 이동이 어려워 그 기능을 점차 상실하고 있다.백마고지 주변은 외래종이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고, 양구 을지전망대 계곡과 펀치볼 주변 습지는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이대로 방치하면 머지않아 모두 망가져 주위에서 더 이상 보지 못할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습지는 소중한 생태환경 자원이다.전에는 쓸모없는 곳으로 여겨졌으나 지금은 지구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오염된 물을 정화해 줘 생태계의 콩팥으로도 불린다.하지만 한 번 훼손된 것을 되살리기는 어렵다.습지가 없어지면 그곳에 의지해 살아가는 동식물의 생존에 영향을 끼쳐 결국 인간에게도 복합적인 문제를 야기한다.기존의 습지 정책은 전시행정에 그친 감이 없지 않았다.빈틈없는 관리 대책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