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화천]“DMZ 주변 습지 보호 시급”

멸종위기종 야생동물 서식 … 도내 12곳 보호지역 지정 고시 계획

【화천】우리나라에서 환경올림픽인 제10차 람사르협약 총회가 열리면서 평화의댐 상류 등 도내 12곳의 DMZ(비무장지대) 습지 보존문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화천군에 따르면 도내 12곳의 DMZ 습지 가운데 생물 다양성, 생태적 희귀성, 자생종 풍부 여부 등을 기준으로 가장 보존가치가 높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는 평화의 댐 상류로부터 DMZ 오작교에 이르는 북한강 하구 민통선지역은 50여년간 민간인 출입통제로 다양한 생물이 훼손되지 않은 강변 습지에서 풍부하게 살고 있다.

습지 주변에 멸종위기종 1급 4종(수달, 산양, 사향노루, 매)과 2급 5종(삵, 담비, 새호리기, 가는돌고기, 돌상어) 등 보호가치가 높은 야생동물이 서식 또는 도래하고 있어 연말께 환경부로부터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고시를 받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토지소유자 의견수렴 및 지적 지번 확인, 지적도상 상세 경계선 설정 및 보호지역경계 설정 작업, 지자체 의견수렴 및 국토해양부, 국방부 등 관계부처 협의 등의 절차를 이행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 김귀곤(환경생태계획학) 교수팀이 지난해 4∼12월까지 ‘비무장지대 일원 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연구’를 통해 관찰한 철원 월정리역 주변 습지는 농지 개간으로 가장자리가 많이 깎였고, 철원평야 논 습지는 석축이 습지와 산기슭 사이를 가로막아 생명체 이동이 어렵게 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백마고지 주변 습지는 외래종이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으며, 양구 을지전망대 계곡과 펀치볼 주변 습지 등도 농지 개간으로 인해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팀은 비무장지대 주변 습지 등 12곳에 대해 생물 다양성, 생태적 희귀성, 자생종 풍부 여부 등을 기준으로 ‘건강성’을 평가한 결과, 모두 보전할 가치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김 교수는 “다른 지역 습지들은 겉으로만 멀쩡할 뿐 속은 엉망이다”라며 “고성군 통일전망대 주변 안호 지역과 철원군 계웅산, 화천군 평화의 댐 주변 습지 등 3곳은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영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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