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강릉시 내곡동 관동대 주변 주택가.
주부들로 구성된 쓰레기불법투기 시민특별감시대원들이 쓰레기 불법투기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는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생활쓰레기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
버리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자는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지만 쓰레기 불법투기자들은 안내판 바로 밑에다 보란 듯이 쓰레기 무덤을 만들었다.
분리수거가 되지 않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음식물과 담배꽁초 등이 쌓여 역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각종 벌레들도 들끓어 인근 송림 등 자연환경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다.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지만 누군가 카메라를 하늘로 향하도록 찌그러뜨린 이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시민특별감시대원들은 특히 대학가나 주택가 골목길 등지에서 이 같은 쓰레기더미가 자주 발견되고 있다며 감시대가 다녀간 후에도 하루 만에 또다시 쌓이는 쓰레기들을 보면 환경미화원으로 전업한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쓰레기제로화 강릉시민실천운동본부는 지난해 10월 창립돼 1년째를 맞았으며 지난 7일부터 시민특별감시대를 운영, 현재까지 50여건 이상의 쓰레기 불법투기 적발을 하고 있다.
쓰레기를 뒤져 불법투기자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쓰레기불법투기 시민특별감시대원 김모(여·40)씨는 “쓰레기 속에서 매직잉크로 주소만 지운 채 불법으로 버린다거나 인적사항만 찢어낸 채 버리는 등 비양심적인 경우가 많다”며 “젊은 사람이 벌금 10만원 내면 되잖아요 라며 당당하게 따질 때에는 부끄러운 시민의식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매우 불쾌했다”고 말했다.
지자체에서도 단속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주소지를 강릉으로 옮기지 않은 경우가 많아 쓰레기더미 속에서 주소를 어렵게 파악해도 당사자들은 본인이 버린 것이 아니라고 우겨 입씨름을 할 때가 많다”고 했다.
강남일 쓰레기제로화강릉시민실천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쓰레기 불법투기 현장 단속을 시작한 후 예상보다 훨씬 많은 적발건수를 보이고 있다”며 “로하스 인증도시 위상에 걸맞은 지역 이미지를 위해서는 관할 동사무소를 비롯한 주민들이 합심하는 지역공동체 문화가 아쉽다”고 강조했다.
강릉=최영재기자 yj5000@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