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경포대 해변을 친구들과 산책한 적이 있다.
산재해 있던 수십 개의 여관, 매점 등 노후 건물이 말끔히 정비되어 세계 어느 백사장과 비교를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넓고 하얀 백사장이 밤사이 틈 하나 없이 쓰레기로 덮여 있는 게 아닌가.
빈 술병, 라면 봉지 음식물 찌꺼기 등에 눈살이 순간 찌푸려 졌다.
아무리 해수욕장 정비에 관(官)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고 해도 자치단체와 피서객이 제각각 움직인다면 그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그 일례로 조그마한 쓰레기 하나를 보더라도 버리는 자 따로 줍는 자 따로라면 아무리 주변 정비를 멋스럽게 해 본들 얼마나 광채가 나겠는가.
백사장을 찾는 피서객들에게 몇 가지 협조 제언을 하려 한다.
‘내가 만든 쓰레기 내가 가져 간다’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차에 싣고 가지는 못 하더라도 적어도 봉투에 넣어 지정 장소에 옮겨 놓아야 한다.
폭죽은 터트릴 때 위험하기도 하지만 그 막대기가 발에 차여 아주 꼴불견이다.
또한 빈 술병과 음식물쓰레기를 백사장에 일체 묻지 말아야 한다.
특히 유리로 되어있는 병은 깨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 백사장은 우리가 깨끗하게 이용하다 후손에게 물려줄 계약서 없는 유산이 아닌가.
시민들이여 올여름 저 넓은 전국의 백사장을 잘 관리하고 청결하게 이용하자.
국가와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세계 최고의 여름상품으로 잘 포장해 대대로 가꾸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세계 3대 미항인 나폴리, 시드니, 리오데자네이루 못지않은 제4대 미항이 될 수 있도록 하자.
이건원 강릉시 포남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