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해수욕장 이틀동안 8만2천여명 몰려
냉방용품 구입 늘고 아이스크림·맥주 ‘불티’
때이른 무더위가 기승이다.
주말인 5일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 일대에 올들어 처음으로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6일까지 폭염특보가 이어졌다.
지난 4일부터 3일째 열대야 현상이 계속된데 이어 6일 양양에는 35℃ 이상의 날씨가 이틀이상 지속될 때 발효되는 폭염경보마저 발효됐다.
지난해 열대야 발생일이 7월26일(25.5도), 2006년에는 7월30일(25.7도)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22일 이상 더위가 일찍 찾아온 것이다.
5일 밤 9시 경포해변에는 늦은 시각에도 잠을 이루지 못한 시민과 관광객 1만여명이 바닷바람을 쐬며 무더위를 식혔고 일부 젊은이들은 끈적이는 날씨를 참지 못해 밤바다에 뛰어들었다.
대관령으로 올라가 해발 800m 이상의 시원한 공기에서 잠을 청하거나 대관령자연휴양림 등지를 찾는 주민, 공항대교 입암체육공원에서 삼삼오오 고기를 구워먹는 시민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가족과 대관령자연휴양림을 찾은 김모(50·강릉시교동)씨는 “아파트에서 잠이 안와 가장먼저 생각난 곳이 자연휴양림이었는데 오늘만큼은 여기도 더운 것 같다”며 연신 부채질을 했다.
이마트 등 대형매장에는 더위를 피해 찾아온 알뜰 피서객들로 북새통을 이뤘으며 전자상가에도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용품을 구입하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행인들로 북적거리던 강릉중앙시장 등 시내 거리에는 발길이 뚝 끊어졌다.
중앙시장에서 야채노점을 하는 유모(66)씨는 “날씨가 더워 오래 앉아있기도 힘든데 손님들은 시원한 대형매장으로 많이 가는 것 같다”며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손님이 줄어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스크림 매장에도 손님들이 넘쳤다.
강릉축협내곡하나로마트의 매장 직원은 “오후 3시 아이스크림이 다 팔려 동이 난 상태”라며 “며칠새 아이스크림과 음료수 맥주 등이 특히 많이 팔려 주문을 많이 해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도환동해출장소에 따르면 지난 5일 1만2,771명을 비롯해 6일 2만9,360여명 등 주말과 휴일 4만2,100여명의 피서객이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으며 경포해수욕장에도 이틀동안 3만5,000여명이 몰리는 등 이틀동안 8만2,000여명의 피서객이 동해안을 찾았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남서기류가 태백산맥을 넘어오면서 고온건조해져 동해안을 중심으로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며 “노인·어린이는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더위에 피해가 없도록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릉·속초=권원근·최영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