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도예가의 개인전 ‘흑백(黑白)’이 오는 22일 강릉아트센터 제2전시실에서 개막한다.
김 도예가의 대표작 ‘오자장’, ‘흑자장’이 지난해 강원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처음 선보이는 이번 개인전은 지역에서 산출된 천연안료 ‘석간주’를 유약으로 사용하고 강원의 소나무를 번목(燔木)으로 활용해 전통가마에서 구운 다기, 달항아리, 다완 등을 선보인다.
전시 주제인 ‘흑백(黑白)’은 가장 중후하게 느껴지는 검은색과 가장 맑고 투명한 흰색이 서로 대비되면서 오히려 가장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 색임을 드러낸다. 검은색은 무한히 깊은 밤하늘이나 바다처럼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흰색은 달빛과 파도, 꽃잎처럼 맑고 투명한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도자기에서 표현되는 흑은 때때로 적색, 갈색, 황색, 녹색 등의 색감을 품으며 깊이와 생명력을 더한다.
작품 ‘검고 희고’는 무게감 있는 흑색 다완 위에 놓인 새하얀 다관은 극명한 대비 속에서도 고요한 균형을 만들어낸다. 흑과 백, 침묵과 속삭임이 맞닿은 이번 전시에서는 김 도예가 특유의 깊이와 정수를 엿볼 수 있다.
김병욱 도예가는 “2000년 강릉문화예술회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그로부터 25년이 지나 같은 장소이면서 이름이 바뀐 강릉아트센터에서 22회 개인전을 열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차디찬 겨울이 지나고 푸릇푸릇 새싹이 움트는 봄이 되면 나무처럼 푸른 희망을 꿈꾸는 희망의 마음을 담아 작업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병욱 도예가는 현재 동해도자연구회 회장, 강원특별자치도 문화유산위원회 전문위원, 박물관 유물감정평가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며 최근 ‘조선 백자에 사용된 석간주의 연구’ 등 논문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