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강원지역에 지난 3일에 이어 10㎝가 넘는 눈이 추가로 쌓이면서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영동지역에서는 올 겨울 눈이 거의 내리지 않다가 3월초 갑작스럽게 내린 습설(濕雪, 수분 함량이 높은 눈)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이 더욱 컸다.
강릉, 북강릉, 속초, 동해 등 영동지역 4개 기상관측지점 중 강릉, 속초, 동해지역에서는 올 겨울 단 한 차례도 눈이 내리지 않았다. 북강릉에서만 올해 1월 사흘간 눈이 관측됐을 뿐이다. 강수량도 지난해와 비교해 극단적인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강릉의 1~2월 누적 강수량은 222.1㎜였으나, 올해는 16.5㎜로 13분의 1 정도 수준에 그쳤다. 속초 역시 올해 2월 강수량이 전혀 없었으나, 지난해에는 125.7㎜를 기록했다.
영동과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3월 들어 많은 눈이 내리는 일이 전례가 없진 않지만 이례적이다. 이처럼 예고 없이 쏟아진 폭설로 인해 강원도내 곳곳에서 각종 사고와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영월과 태백에서는 각각 비닐하우스 6개동과 2개동이 무너져 내리는 등 농작물 시설 피해가 잇따랐다. 4일 오전 원주에서는 눈길에 미끄러진 승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등 교통사고도 속출했다.
이에따라 도재난안전대책본부와 각 지자체는 폭설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설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도와 18개 시·군에서 공무원 2,624명이 비상근무를 실시했으며 각종 장비 4,487대, 인력 3,994명, 제설제 1만640톤을 투입해 주요 도로 등에서 제설작업을 벌였다.
한편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인 5일 오전에도 도내 산지와 영동지역에는 최대 5㎝의 습설이 쏟아지겠다. 도내 일부 지역에서는 이날 밤 9시까지 눈 또는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도에서 영상 2도 사이를 기록하겠다. 낮 최고기온은 영하 1도에서 9도까지 올라 다소 온화한 날씨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밤부터는 구름이 점차 걷히며 하늘이 차츰 맑아질 것으로 예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