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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에 3만 원…‘숨은 결혼 비용’에 예비부부 허리 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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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케, 스냅샷, 헤어 변형 등 웨딩 파생상품 유행
“합리적 결혼 비용 지출 위해 면밀한 고려 필요”

◇23일 인스타그램 SNS에 말린 부케 선물 제작을 대행하는 업체들의 홍보물이 다수 게시돼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결혼식 필수요소인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에 이어 새로운 웨딩 파생상품이 유행을 타면서 결혼 비용에 대한 예비 부부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예비 신부 김모(여·26·춘천시 서면)씨는 지난달 방문한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고 난 뒤 고민에 빠졌다. ‘부케를 잘 말려서 신부에게 돌려줘야 부부가 행복해진다’는 하객들의 조언을 들은 것.

김씨는 고민 끝에 제작 업체에 전화를 걸어 10만원을 지불하고 말린 부케를 선물했다. 김씨는 “말린 부케를 돌려주는 문화가 유행인지 전혀 몰랐다. 축의금까지 더해 총 30만원이 통장에서 금새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최근 결혼식을 올린 송모(여·28·춘천시 온의동)씨도 결혼식 스냅샷을 결제하는 과정에서 사진가와 갈등을 겪을 뻔했다. 88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송씨는 “앨범에 들어갈 사진을 20장 이상 고를 시 한 장당 3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설명을 듣고 기가 찼다”며 “사전 설명이 없었다고 따질까 고민했지만 일생에 한 번 뿐인 결혼식의 모든 순간을 남기고 싶어 결국 30장을 추가 결제했다”고 토로했다.

웨딩업계에 따르면 말린 부케, 스냅샷, 헤어 변형 등의 파생상품은 1~2년 전부터 SNS를 통해 소개되면서 급속도로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춘천의 예식장 매니저 김모(여·26)씨는 “대부분의 웨딩업체들이 결혼 준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예비 부부들을 대상으로 파생상품 이용이 반드시 필요한 것처럼 유혹한다”고 귀띔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합리적인 결혼 비용 지출을 위해선 웨딩 파생상품에 대한 구입의 필요성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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