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중동의 베일을 벗기다…‘다르지 않은 타자’

엄한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다르지 않은 타자’

◇엄한진 作 ‘다르지 않은 타자’

엄한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가 최근 ‘다르지 않은 타자’를 펴내고 중동의 정치와 사회를 소개한다. 중동의 소식이 연일 뉴스를 메우는 시대, 여전히 다수의 독자에게 중동은 미지의 세계다. 이에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연구를 이어온 엄 교수는 책을 통해 말한다. 오늘날 중동과 한국, 나아가 세계가 직면한 이슈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중동’하면 떠오르는 베일을 두른 여성들. 베일은 아랍 또는 이슬람 사회의 이질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미지로 일부 국가들은 베일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자유와 평등에 대한 상징인 동시에 이슬람 혐오이자 신식민주의 흔적으로 간주되는 ‘베일 금지’. 엄 교수는 전 세계인이 마스크라는 베일을 둘러야 했던 팬데믹을 지나며 질문을 던진다. 베일에 대한 금지가 낯선 것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에서 시작된 것은 아닌지. 그는 섣불리 답을 내리지 않지만 적재적소에 질문을 던지며 불평등, 이주민, 소수자, 민주화운동, 노동운동 등에 대한 담론을 이어간다.

엄 교수는 중동을 현 세계를 위협하는 존재로 보는 일반적인 인식에 동참하기 보다는 그들의 사회적 담론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특히 중동에 관한 논의에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지던 성소수자와 이주민 문제를 조명하며, 그들의 사회적 고민도 우리와 유사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종교적·종족적 특수성보다 정치·사회적인 면에 주안점을 두고 바라본 중동은 더 이상 타자의 전형이 아니었다.

책의 서문에서 엄한진 교수는 “다르지 않은 타자라는 제목은 중동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에 오래전부터 새겨진 개념”이라며 “중동은 오래전부터 다른 길을 걸어온 타자로 남아있지만, 중동사회 역시 최근 한국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인구담론, 소수자문제, 양극화 등의 이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씨아이알 刊, 249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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