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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나무 심기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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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창용 도 산림정책과장

봄기운의 설렘이 가득한 아침햇살을 받으며 동네 뒷산에 올라 푸르른 산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가 좋아하는 ‘이양하’선생님의 ‘신록예찬(新綠禮讚)’이라는 수필이 생각난다. “봄 · 여름 · 가을 · 겨울, 두루 사시(四時)를 두고 자연이 우리에게 내리는 혜택에는 제한이 없다. 그러나 그 중에도 그 혜택을 가장 풍성히 아낌없이 내리는 시절은 봄과 여름이요, 그중에도 그 혜택이 가장 아름답게 나타나는 것은 봄, 봄 가운데도 만산에 녹엽이 우거진 이때일 것이다”라는 구절이 숲의 푸르름을 시작하는 이 시기를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

사람들은 산림이 우리에게 아낌없이 준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을 얼마나 주는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산림 가치를 돈으로 따져 보면 온실가스 흡수에 97조6,000억원, 산림 경관 제공 31조8,000억원, 토사유출방지 등 재해예방 26조1,000억원, 산림휴양 28조4,000억원, 물을 정수하는 기능 15조2,000억원 등 총 259조원의 공익적 가치가 있다고 하며, 매년 연평균 7.5%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들은 나무를 심어야 한다. 산림청 ‘2023년 나무심기 추진계획’ 자료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일생 동안 425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한다. 이유는 ㏊당 3,000본을 심는 잣나무림이 50년이 됐을 때 330㎥의 목재를 생산할 수 있고, 국민 1인당 평생 소비하는 목재량은 평균 46.8㎥이므로 최소한 425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자신이 사용한 목재와 같다는 것이다. 우리는 425그루의 나무를 심었을까, 아니 앞으로 심을 수 있을까. 나무를 심는 것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여야 한다.

4월5일은 식목일이다. 심을 식(植), 나무 목(木), 날 일(日)로 나무를 심는 날로 나무를 많이 심고 아껴 가꾸도록 권장하기 위해 국가에서 정한 날이다. 식목일의 처음 유래는 지금으로부터 1,3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는 문무왕 10년부터 8년간 당나라와 싸워서 문무왕 17년(서기 677년) 2월25일에 당나라 세력을 완전히 밀어내고 삼국통일을 이뤘다. 이날을 기념해 문무왕 17년 2월25일(양력 4월 5일) 나무를 심었던 것을 계기로 고려시대에서 조선시대,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까지 이맘때 나무를 심어왔다. 우리 옛 선조님들도 알고 계셨던 것이다. 나무를 심는 것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많은 혜택과 도움을 주는지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제 산에는 나무가 너무 많아 더 이상 심을 곳이 없다고들 한다. 아니다. 최근에는 우리가 사는 마을 주변, 주택지 공터, 자투리 땅에 도시 숲이나 생활 숲이라는 이름으로 나무를 심고 있고, 더 많은 지역에 나무를 심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과거와 다르게 나무를 심는 장소와 목적 등이 달라졌다고 해도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고 윤택하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도내 각 기관·단체에서는 3월20일부터 4월12일까지 나무 나눠주기와 나무심기를 추진할 계획이며, 봄철 조림사업 기간에는 묘목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도내 여러 곳에 나무시장이 개설될 예정이다. 세계가 전쟁과 경제 불황으로 힘든 시기이지만 생명의 기운으로 넘치는 신록의 계절인 지금 나와 가족,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모든 산에, 강가에, 자투리 땅에, 희망과 미래가 담겨 있는 나무를 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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