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강원포럼]지속 가능한 ‘올림픽 레거시’ 남겨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종수 강원특별자치도의원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이 큰 흥행을 몰고 오며 성대하게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은 아시아 최초이자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청소년올림픽이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6년 만에 다시 열린 ‘빅 이벤트’라는 점에서 평창군과 강원특별자치도가 명실상부 글로벌 문화체육도시임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한파와 감염병이라는 여러 악재를 딛고 예상의 두 배를 뛰어넘는 50만여명의 방문객 수를 기록했으며, 국립현대무용단 등의 문화예술공연과 바닷가 갤러리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함께 열려 ‘K-컬처’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78개국 1,800여명의 꿈나무 선수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평생 눈을 구경하기 힘든 국가에서도 많은 선수가 참가해 세계인의 축제다운 면모를 보였다. 특히 태국의 아그네스 선수는 태국인으로는 처음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었고, 튀니지의 루리미 선수 역시 마찬가지로 튀니지 최초의 동계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러한 성과들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물려준 ‘올림픽 레거시’를 통해 가능했다. 이번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은 유형의 레거시인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남긴 경기시설을 재활용해 평창올림픽 당시 예산 2조7,890억원의 3.5%인 967억원의 예산만으로 대회를 치러 엄청난 비용 절감 효과를 누렸다. 무형의 레거시로는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강원특별자치도가 2004년부터 추진해 온 ‘드림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동계스포츠를 접하기 쉽지 않은 국가의 청소년들을 지원해 동계스포츠 저변 확대 등에도 기여한 프로그램으로 2023년까지 97개국 2,528명의 청소년이 혜택을 받았다. 이 드림 프로그램의 일환인 ‘눈 없는 나라 동계스포츠 청소년 선수 육성 지원 사업’을 통해 눈이 없는 나라, 겨울이 없는 나라의 동계종목 청소년 선수들을 이번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에 출전시켰고, 아그네스, 루리미 선수와 같은 국가 최초 메달 획득 사례들도 배출해 내며 전 세계가 하나 되는 화합의 올림픽을 구현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렇듯 올림픽 레거시는 단순히 대회가 끝나고 남겨진 물리적인 시설뿐만 아니라 경제·사회·문화적 변화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이 단기 스포츠 이벤트가 아닌 진정한 유산, 지속 가능한 레거시를 후대에 남기기 위해선 많은 고민과 또 다른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

최근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의 열기를 이어 갈 전국동계체육대회가 평창을 중심으로 개최됐고, 우리 강원특별자치도에서 5년 동안 전국동계체육대회를 단독 개최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또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 연맹 아시아 지사가 들어서고 5년간 봅슬레이, 스켈레톤 월드컵과 아시안컵을 개최하게 된다.

다른 올림픽에 비해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은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흥행을 일으켜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의문이나 경기시설 사후 활용 방안 등에 대한 우려의 시선, 그리고 고질적인 과제인 지역 침체와 인구 소멸 등의 문제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선 지속 가능한 ‘올림픽 레거시’를 남겨야 한다. 평창과 강원이 동계스포츠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한 때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