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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양조장, 관광자원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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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창 동해문화관광재단 이사

장맛을 가장 좋게 낼 수 있다는 음력 정월을 보내고 봄이 왔다.

봄과 가을은 전통주를 빚는 사람들을 설레게 하는 계절이다. 주류 제조시설을 갖추고 발효에 적절한 실내온도 23~25도를 조절할 수 있다면 계절의 변화를 무시할 수 있지만 안정된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봄이 가장 좋다. 추우면 천천히, 더우면 빨리 발효가 이뤄지므로 온도 변화가 크지 않은 봄과 가을은 맛난 술을 만들 수 있는 발효 환경에 최적의 계절이다.

진달래 꽃이 필 때 빚는 두견주, 배꽃이 필 때 빚는 이화주, 매화·동백 ·벚나무 등 꽃을 소재로 한 술들은 모두 봄이 되어야 시작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K-푸드가 뜨고 우리 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중장년층이 즐겨 찾던 막걸리는 힙한 고급술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져 가장 젊은 술로 변모하고 있다.

MZ세대(1980년대∼2010년대 생)는 수제맥주를 거쳐 하이볼 인기를 선도하더니 이제는 술에 대한 트렌드를 프리미엄 막걸리로 돌리고 있다. 서울의 전통주점과 막걸리 바(Bar)에는 한 병에 2만~3만원의 막걸리들이 주종을 이루고 5만~6만원대 프리미엄 막걸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따라 다양한 막걸리가 쏟아지고 있다. 다양한 막걸리가 쏟아지면서 전통주를 만들고 있는 양조장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강원도 내에서는 증류식 소주 부흥의 진원지 원주 모월양조장을 비롯해 춘천 예술양조장, 강릉 자연과 사람들, 동해 더담, 속초 설악프로방스배꽃마을, 홍천 두루양조장 미담양조장, 횡성 국순당 등이 전통주 시음 및 만들기 체험과 인근 관광지 연계 등을 통해 일반 소비자의 전통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막걸리 빚기’가 2021년 6월 국가무형문화재 제144호로 등재됐다. 막걸리를 빚는 작업 자체는 물론, 막걸리와 관련한 생업과 의례, 경조사 활동 등에서 나누는 전통 생활관습까지 막걸리의 모든 것이 문화재청에 의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이다.

이제 막걸리 그 자체로 역사적·문화적 의미를 갖게 되면서 막걸리는 물론 청주 증류식 소주 등 우리 술의 우수성과 제조 방법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시기가 도래했다.

전통주 제조 실습과 예절 교육을 통해 다양한 이웃들이 직접 술을 빚어보며 전통주의 맛과 멋, 문화적 가치를 체험하는 기회를 갖고 이러한 활동은 전통주의 보급과 전통문화 계승 발전, 그리고 올바른 술 문화의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전통주 제조 및 교육 프로그램은 지역 쌀 소비 증대를 통해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강원도 내 생산 쌀을 기반으로 한 전통주는 지역의 맛과 정체성을 담아내며,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는 지역 주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동시에, 강원도의 특색 있는 관광자원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도내에 산재해 있는 전통주 양조장을 누룩 밟기 체험이나 시음행사를 비롯해 지역의 역사·문화 체험이 가능한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고도화시키는 작업이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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