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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양미리마저 안 잡히는 동해안, 어자원 씨 마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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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동해안 대표 어종인 도루묵이 자취를 감춘 데 이어 양미리와 도치까지 안 잡히며 연안자망 어업계가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도글로벌본부에 따르면 올해 도루묵 어획량은 3톤으로 최근 3년 평균(107톤)의 2.8% 수준에 머물렀다. 양미리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507톤)의 절반 정도인 261톤을 잡는 데 그쳤다. 도치는 사실상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2010년대 자원 회복 노력으로 어획량이 크게 늘며 모범사례로 꼽혔던 도루묵이 다시 사라져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는 것이 안타깝다. 지난해 한 두름(20마리)당 50만원까지 받을 수 있어 효자 노릇을 했던 도치도 씨가 말라 겨울철 특수를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연안자망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동해안 어민들이 어자원 고갈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수산자원의 감소가 도루묵과 양미리, 도치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더욱이 어자원은 한번 고갈되면 다시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명태다. 명태는 광복 직후만 해도 생산량이 한 해 30만톤에 육박했다고 한다. 우리 국민들이 모두 먹고 남을 정도였다. 그러나 점차 어획량이 줄더니 1990년대에는 2만~3만톤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급기야 2008년부터는 국내산은 단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멸종 상태에 놓였다. 지금 식탁에 오르는 명태는 한·러 합작 형태로 러시아 해역에서 잡아 들여오는 게 대부분이다. 양미리와 도치마저 잡히지 않고 있다면 이는 중대한 사안이다. 동해안 수산자원 보호와 수산자원 회복계획을 전면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동해안 수산업의 미래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경고등이 켜져 있었다. 특히 어자원 고갈 등으로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생산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여년간 어업 생산량은 30% 가까이 줄었다는 보고가 있다. 수산자원회복계획에 따른 회복대상 어종은 2006년 4개 어종으로 시작했으나 현재 25개 어종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주요 어종의 어획량이 급감하는 이유는 기후변화, 남획, 산란·서식장 파괴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고된 노동으로 젊은 층이 기피하는 탓에 어업 인구도 줄고 노령화 현상 또한 심각한 상태다. 수산식품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종업원 5명 이하의 소규모 업체들이라 경쟁력을 갖추기가 힘들다. 이래저래 침체가 심화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이른 시일 내에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도내 수산업은 붕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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