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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치단체 ‘공모사업’ 경쟁, 치밀한 전략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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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원주·철원, 국제스케이트장 유치 공모
춘천·강릉, 강원FC 축구 전용 구장 구축 나서
일정 부분 조율로 자중지란 막아야 할 때

자치단체의 각종 공모사업 유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국비 2,000억원 지원이 걸린 국제스케이트장 유치 공모에 전국 7개 자치단체가 도전장을 던졌다. 대한체육회는 태릉 국제스케이트장 철거에 따른 대체 시설 부지 선정 공모 접수를 지난 8일 마감한 결과 강원자치도 춘천시, 원주시, 철원군을 비롯해 인천 서구, 경기 양주시, 동두천시, 김포시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유치 홍보를 활발히 펼쳐 온 지자체와 더불어 공항 접근성, 서울과의 교통 편의를 앞세운 인천 서구, 김포시가 강력한 경쟁자로 합류했다.

‘교육발전특구’ 시범사업 1차 공모사업도 마찬가지다. 춘천시, 원주시, 화천군이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과 공동으로 9일 교육부 주관 ‘교육발전특구’ 시범사업 1차 공모에 응모했다. 교육발전특구는 지자체 주도로 교육청, 대학, 지역 기업·기관 등이 협력해 교육혁신 청사진을 제시하면, 정부가 재정 지원과 규제 완화 등의 특례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공모에 선정되면 3년간 최대 100억원을 지원받는다. 강원FC 축구 전용 구장 유치를 위한 자치단체 간 경쟁의 불씨도 K리그 개막을 앞두고 되살아나고 있다. 2022년 강원자치도가 축구 전용 구장 건립 추진을 백지화한 후 움직임이 멈춰 선 상태지만 강원FC 홈경기 순회 개최 도시인 춘천시와 강릉시가 최근 경기장 건설 구상을 다시 꺼내 들면서다.

특히 강릉시는 “강원FC뿐만 아니라 강릉시민축구단 등 포괄적인 활용을 위해 축구 전용 구장 건립을 구상하고 있고 향후 국·도비 공모에도 적극 응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자치단체가 정부 공모사업을 비롯한 각종 대형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것은 지역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지역 발전의 획기적 전기가 되기 때문이다. 우선은 지역 자체가 자생력을 갖게 되고 크게는 강원특별자치도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도내 각 지역이 경쟁력을 갖춰 전국의 시·도와 대등한 위치로 수평적 관계를 지향한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따라서 각 자치단체가 각종 공모사업에 참여하는 취지나 동기에 대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자치단체가 계획하고 있는 공모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 이는 낙후 도의 낙인을 지우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루는 데 일조한다. 문제는 도내 자치단체들의 지나친 경쟁이 전열을 흐트러지게 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타 시·도의 자치단체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지역 발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 치밀한 분석과 전략이 있어야 한다. 무조건 공모사업 신청이 능사가 아니다. 치밀한 전략 아래 일정 부분 조율이 있어야 한다. 도내 자치단체들끼리 자중지란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므로 강원특별자치도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가 자치단체가 벌이는 사업에 일일이 간섭하고 통제해서는 안 되지만, 일정 부분 조정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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