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총선 승리 조건, 설 연휴 민심을 반영한 공천이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새해 경기 반등 힘들고 물가 더 오를 듯
여야, 민생을 살리는 대안 놓고 경쟁을
자기 계파 인사 심기 공천 땐 더 큰 부메랑

설 연휴가 끝났다. 여야 4·10 총선 주자들이 전하는 설 연휴 민심을 요약하면 ‘경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대다수 국민이 느끼고 있는 바다. 바닥을 찍는 듯 보였던 경기가 다시 냉각되며 경제 한파가 매서워질 조짐이다. 2023년 11월 생산과 소비, 투자 등 3대 지표는 모두 하락, ‘트리플 감소’로 돌아섰다. 산업생산지수가 전월보다 1.6% 줄어 3년 6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한 건 심상치 않다. 두 달 연속 늘었던 반도체 생산이 다시 줄어든 것도 우려된다. 더 불안한 건 올해다. 경기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고 물가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올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1로 낮췄다. 3연속 하향 조정이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4에서 2.6로 높였다. 전반적인 비용 압박이 예상보다 크다는 결론이다. 가족과의 덕담은 잠시, 걱정이 더욱 많았던 올 설이다. 경제 상황이 어려운데도 정치권은 서로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기보다는 온통 4·10 총선에 쏠려 있다. 정작 국민은 다가오는 총선보다는 일자리 부족과 경기 침체 등 민생을 걱정하고 있는데 그들은 총선의 유불리만 저울질하고 있다. 진짜 민생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 달라는 게 설 민심이다. 여야는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번 설은 총선이 2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어느 때보다 설 밥상 여론의 향배가 향후 선거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여야 총선 주자들은 민심이 차갑게 식어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어느 총선 주자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청년들이 화가 많이 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만사를 정쟁화하는 모습에 등을 돌린 지 오래다. 정치의 기본은 민심을 정확히 읽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경기 불황과 현실적 고통에 대한 하소연은 정치권의 반성을 요구하고 있다. 실망한 민심에 먼저 귀 기울이고 이를 토대로 해법을 제시하는 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 첫 번째 길은 국민 눈높이에서의 공천이다.

국민의힘은 설 연휴 직전인 지난 8일까지 공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쟁력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이미 2차 심사 결과까지 발표한 더불어민주당은 설 연휴 이후 3차 발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당보다 앞서 공천 신청자들의 경쟁력 조사를 실시하고, 면접까지 모두 마친 상태다. 민생을 둘러싼 경쟁이 아니라 단지 자리 하나 차지하려는 것이거나 자기 계파 사람을 한 명이라도 더 밀어 넣는 공천이 이뤄진다면 결과는 뻔하다. 국민을 실망시킨 인사들이 대부분 공천을 받는 상황이 현실화되면 국민들이 이를 어떻게 보겠는가. 여야는 이제 유권자들이 지지부진, 지리멸렬한 정치권의 모습에 점점 질려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선거가 아무리 구도가 중요하다고 해도 민생을 등지고 교만한 정당이 선택받은 적은 없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