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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가정 폭력, 중대한 범죄로 다스려야 근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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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기간 도내 가정 폭력 신고가 최근 3년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2023년 설 연휴 기간 접수된 가정 폭력 112 신고는 하루 평균 27.3건으로 평소(2022년 일평균 17.8건) 대비 53.4% 많았다. 도내 설 연휴 가정 폭력 신고(일평균)는 2021년 21.3건, 2022년 24.4건, 2023년 27.3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흩어졌던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덕담을 나누는 명절에 가정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명절 연휴에는 장거리 운전, 평상시보다 과도한 집안일 등으로 인해 가족 내 갈등이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부 갈등, 장서 갈등은 명절에 가장 주의해야 하는 가족 내 분쟁 중 하나다. 이러한 갈등이 위험한 이유는 일시적인 다툼으로 끝나지 않고 가정 폭력이나 명절 후 이혼 소송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믿고 의지하는 가족이 폭력을 행사할 때 느끼는 좌절감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가정 폭력은 반드시 없어져야 할 사회적 현안이다. 가정에서 보고 배우고 학습된 폭력 행위는 사회와 가정에서 재생산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가정 폭력은 일반적인 폭력과는 달리 가정이라는 폐쇄된 장소에서 은밀히 일어나 제3자의 개입이 어렵고, 사회적인 문제로 노출되지 않는 특수성을 띠고 있다. 따라서 폭력 형태 또한 다양하고, 날로 그 심각성도 더해지고 있다. 가정은 어떤 이유에서든 우리가 지켜야 할 공동체다. 그러므로 폭력을 쓰는 주체의 처벌도 필요하지만 가정 폭력의 재발을 방지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며 그 가정을 지키는 제도 마련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가정 폭력 피해자 역시 그가 당하는 폭력이 법적 제재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우리 사회는 최근 가족 해체로 가정 폭력, 노인·아동학대, 이혼, 고독사 등 각종 사회 문제가 급증하고 있다. 가족 붕괴는 단순히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린이와 노인을 돌보는 최소 공동체인 가족이 무너지면 정부나 지자체가 그 일을 맡을 수밖에 없고 그 비용은 천문학적 규모다. 한국 사회는 아직도 가정 문제를 가족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사적인 사안으로, 혹은 가족 구성원들이 좀 더 인내하고 생활하면 일어나지 않을 일로 생각하고 있다.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가족의 의미와 소중함을 더욱 되새기는 명절이다. 사회적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가정 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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