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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구소멸 대응 본보기 모델, 화천군의 ‘책임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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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커뮤니티센터 오는 27일 개관
초등 1, 2학년 100명 대상, 학기·방학 중 운영
질 좋은 프로그램 진행, 전국 지자체와 공유를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화천군(군수:최문순)의 복합커뮤니티센터가 오는 27일 개관된다. 2019년 행정안전부 특수상황지역 개발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비 108억원 등 총 216억원이 투입됐다. 우리가 화천군의 복합커뮤니티센터 개관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자치단체 차원에서 발상의 전환으로 ‘책임돌봄’ 시설을 만들어 맞벌이 부부의 큰 고민인 초등 저학년 보육 문제를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화천군의 ‘책임돌봄’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롤 모델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공간통합, 스마트돌봄, 온종일돌봄, 안전이 결합됐다.

특히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5일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등과 함께 화천 커뮤니티센터를 방문, “화천이 교육 1등 지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재정적으로 어려운 화천군이 천군만마를 만난 격이다. 화천군은 이를 내실 있게 운영, 저출생 문제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책임돌봄’ 시설에 안심하고 맡길 수 있으면 학교는 자연스럽게 활기를 찾고 지역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책임돌봄’은 초등 1, 2학년 100명을 대상으로 학기 중에는 방과 후 오후 2시30분부터 7시까지, 방학 중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며 표현영어, 아동체육, 독서, 스피치 등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크다. 화천군의 복합커뮤니티센터 개관이 질 좋은 프로그램 운영으로 지역사회를 떠나려는 청년들을 붙잡고 지역 학교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돼야 함은 물론이다. 저출생으로 지역의 학교가 사라지면 지역소멸을 막을 수 없다.

어린이집이 매년 2,000곳씩 문을 닫고 있다. 2013년 전국에 4만3,700곳이 있었는데, 약 10년 만에 2만8,900곳으로 줄어들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4년 뒤인 2028년이면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30%가 더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힘겨운 육아를 그나마 지탱해 주던 보육 인프라 와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에 화천군의 ‘책임돌봄’은 심각한 학생 수 감소로 붕괴 위기에 빠진 농어촌 학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화천군은 앞으로 ‘책임돌봄’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그리고 교육 당국은 화천군 ‘책임돌봄’에서 나온 성과를 전국 자치단체에 전파, 지역별 우수 프로그램을 발굴해 공유하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프로그램의 질이 높아지고 교사, 학생,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 욕구도 커질 것이다. 화천군의 ‘책임돌봄’이 저출생·지역소멸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해 줄 수는 없다. 그렇지만 잘 운영되면 공동화돼 가고 있는 지역에 희망과 회생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화천군의 ‘책임돌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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