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지역 문제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국가가 정책적 우선순위에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게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고, 해결책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폐광지역 문제는 자치단체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2024년 태백 장성광업소, 2025년 삼척 도계광업소 폐광이 예정된 가운데 강원특별자치도가 내년 초 정부에 ‘고용위기지역’,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을 신청키로 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태백과 삼척 완전 폐광 시 9조원 이상의 피해와 대량 실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강원자치도는 반드시 정부의 산업위기지역 지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원자치도는 우선 내년 1월 고용노동부에 고용위기지역 신청서를 제출하고 지정 완료 즉시 산업통상자원부에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정부는 외국의 폐광지역 개발 사례를 참고로 강원자치도의 태백, 삼척 ‘위기지역 지정’ 신청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폐광지역 개발은 국가가 나서지 않고는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 중국은 세계 제3대 광산 대국이다. 전국에 약 15만 개의 광산이 있다. 면적만 수백만 ㏊에 달한다. 이 가운데 70~80%가 절정기 혹은 쇠퇴기이며 이미 폐광이 무더기로 속출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2004년 폐광지역 복원사업을 처음 시작했다. 이름은 ‘국가광산공원 프로젝트’다. 폐광지 개발 전략은 생태 복원, 상업 개조, 복합문화단지 조성이다. 핵심은 추진 주체다. 바로 국무원이다. 책임자는 당연 총리다. 중국 총리는 정치국 상무위원이고 당 서열 2위의 실권자다. 서열 1위인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와 함께 ‘정상’으로 분류된다. 총리 순방 외교 역시 정상외교로 불린다. 이러니 폐광지역 개발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이 덕분에 중국 내 탄광 복원사업은 국가적 차원에서 기획됐고, 자원 동원도 국가적 차원에서 집행될 수 있었다.
영국은 산업혁명 발원지답게 폐광지역 혁신사업에도 가장 먼저 착수했다. 1951년 폐광지역 개발법과 이를 위한 자본조달법이 제정됐고, 1969년에는 이를 한 단계 발전시킨 ‘광산채굴법’을 제정해 개발 단계에서부터 채굴과 복원을 동시에 진행하도록 규정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영국은 1990년대에 벌써 성과를 냈다. 폐광을 개간한 산림 용지가 속출했고, 광산토양개량 성적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영국 역시 총리가 직접 이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따라서 태백과 삼척의 탄광 완전 폐광 시의 개발은 국가가 맡아야 성공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자치단체가 손을 놓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국가적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포기해선 안 된다. 그리고 모든 미디어와 결합된 홍보 전략도 마련돼야 한다. 단순히 알리는 것이 아니라 발전 이후에 나타날 혜택과 즐거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같이 나눌 수 있는 오락적·문화적 틀을 만드는 단계까지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