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전문대학 생존, 과감한 구조조정·특성화에 달려

학령인구 갈수록 감소, 살아남기 힘들어
강원관광대 2024학년도 신입생 모집 중단
도내 7개 대 수시모집 미달 사태 우려

전문대학의 역할은 사회와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산업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새로운 기술 직업군을 육성하는 일은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전문대학은 4년제 대학의 2중대가 결코 아니다. 그런 전문대학이 요즘 위기에 처해 있다. 태백 소재 강원관광대가 2024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면서 사실상 폐교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강원특별자치도 내 타 전문대도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제2의 강원관광대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수시모집 마감을 11일 앞둔 24일 오후 현재 강원자치도 내 7개 전문대 중 접수 현황을 공개한 일부 대학의 경쟁률이 정원 내 일반전형 기준 0.82대1에서 1.46대1 사이에서 형성돼 미달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간호·보건계열 등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높은 학과의 경우 전형에 따라 높게는 20대1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학과도 속출하고 있다.

고등교육법 제47조는 “전문대학은 사회 각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이론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재능을 연마하여 국가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전문직업인을 양성함”을 규정하고 있다. 4년제 일반대학과는 교육 목적부터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문대학의 교과과정은 학문 연구보다는 실무지식과 기술을 익히는 직업교육을 기반으로 결국 취업에 적합하게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일반대학을 나온 졸업생도 전문대학으로 다시 유턴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황에 정부의 지원은 미미하다. 정부의 전문대학에 대한 재정지원 규모가 4년제 일반대 지원액의 10%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가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지만 차별이 뚜렷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정부의 최근 3년간 재정지원 규모를 살펴보면 전체 고등교육기관에 대해 2019년 12조6,000억원, 2020년 13조7,000억원(8.9%), 2021년 15조원(9.3%)이 지원됐다. 물론 전문대학에 대한 지원금 총액은 늘어났다. 2019년 1조6,200억원, 2020년 1조7,300억원, 2021년 1조7,000억원으로 증가 추세였다. 하지만 전체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재정지원 총액과 비교하면 전문대학에 대한 지원 비율은 2019년 12.8%, 2020년 12.6%, 2021년 11.3%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대학의 총재정 규모가 일반대의 4분의 1 수준이라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전문대학의 총재정 규모는 평균 5조1,600억원으로 일반대 평균(22조8,000억원)의 22.6%에 불과했다. 정부가 전문대학의 재정지원을 늘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전문대학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특성화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학령인구가 갈수록 줄고 있는 현실에 살아남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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